‘분권’ 빠진 행정통합법 추진에…대전·충남·TK 반발 확산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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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선 앞 통합 속도전 논란 확산
대전·충남, 국회 앞 맞불 집회
대구·경북서도 졸속 통합 반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당이 주최한 충남·대전 미래 말살 국민의힘 규탄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당이 주최한 충남·대전 미래 말살 국민의힘 규탄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재정 분권’을 포함한 핵심 권한 이양 조항이 빠진 행정통합 특별법을 추진하며 6·3 지방선거 전 광역자치단체 통합에 속도를 내자 통합 대상 지역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각 지역에서는 속도보다 내실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고, 논란이 정치권 공방을 넘어 지역 내 갈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시민 총궐기대회’를 연다. 행사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를 포함해 대전·충남 시도당위원장, 지역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시도민 등이 참석한다. 민주당이 전날 국회에서 행정통합법 통과를 촉구하며 연 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앞서 민주당 ‘충남대전통합 및 충청지역발전특별위원회’는 전날 국회 본관 앞에서 통합법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이언주 최고위원, 황명선 상임위원장, 조승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을 포함해 약 1500명이 모였다.

여권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에 지자체가 요구해온 재정 분권과 핵심 특례 조항이 빠졌다는 지적에도 여권이 입법을 서두르자 지역에서는 우려가 커진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대전시가 20~22일 시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71.6%)이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반대(41.5%)’가 ‘찬성(33.7%)’보다 많았다.

이 시장은 “고도의 자치권과 재정권 이양이 빠진 ‘껍데기 통합’, 몇 년짜리 한시 특례에 그치는 졸속 통합은 오히려 지역 갈등을 키우고 통합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시민 다수가 요구하는 만큼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국회에서 논의 중인 행정통합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비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졸속적인 대구·경북 행정통합 강행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2024년 12월 대구시의회가 통합에 동의한 것은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 등의 담보를 전제한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추진되는 통합특별법 수정안은 취지와 방향이 현저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20조 원 규모의 정부 재정 인센티브 방안마저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는 숫자만 요란한 속 빈 발표에 불과하며 구체적 담보 없는 재정 약속으로는 통합의 실효성을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의회는 통합 시 경북도의회와의 의원 정수 문제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지역 시민사회의 반발도 이어진다. 경북 안동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북대구행정통합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통합 후조율이 아니라 선조율 후 통합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뜻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앞에서도 집회를 열고 통합 추진 과정을 문제삼았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를 포함한 대구 지역 시민단체와 노동계도 민주당 대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별법 통과를 중단하고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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