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다주택자 때리는 이 대통령…野 "비겁한 악마 몰이"
이 대통령 4일에도 X에 부동산 메시지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 고통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아파트 매물↑ 기사 공유하며 "'매물 없다' 허위 보도" 지적도
이 대통령 다주택자 때리기에 靑 참모들 속속 주택 처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며 다주택자를 또다시 겨냥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을 겨냥해서도 “‘(주택) 매물이 안 나온다’ 이런 엉터리 보도도 많던데, 그런 허위보도하는 이유가 뭘까”라며 특정 기사를 공유하며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일주일 가까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다주택자 겨냥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청와대 참모들도 뒤늦게 주택을 처분 작업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오는 5월 9일까지 처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언론사 사설 기사를 첨부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4년 전부터 매년 종료가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하지 않은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부터 엑스를 통해 양도세 중과 추가 유예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후 연일 관련 내용을 올리며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는 ‘정부 규제로 다주택자가 피해를 입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지적하며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시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는다”며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효과 없다, 매물 안 나온다’ 이런 엉터리 보도도 많던데, 그런 허위보도하는 이유가 뭘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자 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보유 주택 처분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공직자 재산 내역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56명 중 2주택 이상 보유자는 12명이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본인 명의의 용인 아파트까지 총 2채를 보유 중이다. 강 대변인은 이 중 부모가 거주하던 용인 집을 처분하기 위해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호 춘추관장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다세대주택 6채를 팔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다주택자 비판에 이어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에 국민 신뢰를 받으려면 다주택자인 청와대 참모 등 여권 인사부터 집을 팔아야 한다’고 압박하자 이같은 주택 처분 움직임이 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야당에선 이 대통령이 과도하게 다주택자를 악마화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SNS 정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 나와 “집 두 채 가진 사람을 다 이렇게 때려잡으면, 누가 전세를 내놓고 월세를 내놓냐”며 “다주택자를 이렇게 ‘악마화’하는 게 정말 시장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덮기 위한 악마 몰이는 ‘비겁한 부동산 정치’”라며 “다주택자를 적폐로 규정하고 본인과 다른 생각을 하면 악마로 몰아붙이는 이분법적 선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