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상점은 도시 정체성 지키는 자산, 시민에게 자긍심 높여줘” [도시 부활, 세계에서 길 찾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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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파 코레이아 경제부시장

시청과 상인들 네트워크 형성
지속가능한 경쟁력 적극 지원

필리파 코레이아 핀투 포르투시 경제부시장. 필리파 코레이아 핀투 포르투시 경제부시장.

“전통 상점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포르투갈 포르투시 경제·고용·기업정책을 총괄하는 필리파 코레이아 핀투(Filipa Correia Pinto) 경제부시장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9년부터 시가 운영 중인 ‘포르투 데 트라디상’ 제도를 “도시의 역사를 지켜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핀투 부시장은 “포르투의 전통 상점들이 도시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르투의 상업 생태계에는 여전히 장인정신이 살아 있다”며 “수십 년 동안 같은 가족이 가업을 이어온 상점이 많고, 수준 높은 수공예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세대 간 전승이 포르투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단단하게 이어주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이 결합돼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핀투 부시장은 전통 상점의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전통 상점의 힘은 제품에 대한 깊은 지식과 고객 중심의 서비스에서 나온다”며 “이곳은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문화적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투 데 트라디상’의 의미를 “도시 상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라고 정의했다. 그는 “임차인 보호 조치 덕분에 많은 전통 상점이 폐업 위기에서 벗어났다. 상인들은 포르투라는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되찾았다고 말한다”며 “이 제도는 포르투 시청과 상인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개별 상점의 문제를 넘어 도시 차원의 정책 과제까지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핀투 부시장은 “전통 상점은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우리는 도시의 경제·사회·문화 유산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현대화하려 한다. 전통 상점들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핀투 부시장은 프로그램의 다음 과제로 세대교체와 건물주-상인 간 이해 조정을 꼽았다. 그는 “최근 임대료 인상으로 건물주와 지역 소상공인 간 갈등이 늘고 있다”며 “임대료 인상 부담을 완화하고,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전통 보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투 부시장은 이어 “창업 세대의 고령화로 전통 업종의 단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포르투 시는 전통 상인을 꿈꾸는 이들을 연결하고, 동시에 청년 창업 인센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전통을 잇고 그 위에 새로움을 더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포르투는 상업과 역사, 문화가 긴밀히 어우러진 도시다. 도시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는 곳이라면 이 모델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포르투갈)/글·사진=탁경륜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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