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휴전 협정 2주 만에 ‘흔들’
국경 지대서 태국군 지뢰 폭발로 부상
태국 총리 “캄보디아와 휴전 이행 유보”
태국-캄보디아 국경 지대에서 지뢰가 터져 태국 군인들이 부상하자 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의 중재로 최근 체결한 휴전협정 이행을 미루기로 해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아침 태국 동부 시사껫주의 캄보디아와 국경지대에서 태국군 군인들이 정기 순찰을 하던 도중 지뢰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군인 1명이 오른발을 잃었고 나머지 3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는 지난 7월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격화한 이후 약 넉 달 사이 7번째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다.
태국군은 폭발 현장 근처에서 지뢰 3개를 추가로 발견하고, 이들 지뢰가 오래된 것인지 새로 매설된 것인지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와 휴전 협정 이행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아누틴 총리는 “우리 국가안보를 향한 적대행위가 우리 생각만큼 줄어들지 않았다”며 태국의 요구가 충족되기 전까지 휴전 협정에 따른 모든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께 실시하려던 캄보디아군 포로 18명 송환 조치를 유보하고 동남아 각국 군 관계자들로 구성된 휴전 감시단에 항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아누틴 총리는 이날 시사껫주를 방문, 부상한 군인들을 문병하고 휴전협정에 대한 태국 정부 입장을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할 방침이다. 이에 캄보디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가 휴전 협정 이행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국은 지뢰 제거를 포함한 휴전협정의 모든 조건을 준수하겠다”며 태국에 “가능한 한 조속히 캄보디아군 포로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7월 하순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 지대에서 교전을 벌여 닷새 동안 최소 48명의 사망자를 냈다. 두 나라는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 주재하에 휴전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국경 지대 중화기 철수·지뢰 제거 등 협정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