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접근성 높인다…남해군, 철도교통망 TRT 신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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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친환경 운송수단
국가철도망 공동 대응

중국 후난성 주저우 ‘무궤도열차’ 모습. 기존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남해군 제공 중국 후난성 주저우 ‘무궤도열차’ 모습. 기존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남해군 제공

철도교통망이 없는 경남 남해군이 기존 도로 인프라를 활용한 ‘철도교통망 신설 사업’을 추진한다. 철도망이 현실화하면 현재 추진 중인 ‘남해~여수 해저터널’, ‘국도 3호선 4차로 확장’, ‘남해안 섬 연결 해상 국도’ 등 광역 도로망과 연계해 지역 교통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7일 남해군에 따르면 최근 남해군을 비롯한 7개 지자체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전~남해선’을 반영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대전~남해선’은 대전에서 옥천, 무주, 장수, 함양, 산청, 하동을 거쳐 남해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덕유산권·지리산권·남해안권을 연결하는 관광벨트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광양항~사천 우주항공도시~남해’를 잇는 산업철도 연장 구상도 더해지면서 동서 교통축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관건은 ‘경제성’이다. 남해군은 지난달 철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타당성과 경제성 확보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사공명 원장은 “철도 1km 건설에는 약 5000억 원이 소요되며 해상 교량 등은 일반 교량보다 훨씬 많은 예산과 공기가 필요하다”며 “기존 철도 방식으로 남해까지 연결하기는 경제성(B/C) 측면에서 현실화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공 원장은 남해군에 적합한 철도 교통 솔루션으로 ‘TRT(Trackless Rapid Transit, 무궤도열차)’ 도입을 제안했다.

TRT는 2010년대 이후 유럽과 중국 등지에서 실용화된 첨단 친환경 운송수단이다. 기존 철도의 레일 대신 일반 도로 위 안내선을 센서와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주행하며 여러 객차를 연결해 대량 수송이 가능하다.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저소음·무공해 교통수단으로 기존 도로망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특히 TRT는 기존 트램과 달리 레일이 필요 없고 교량·터널 등 주요 인프라에도 별도의 철로 공사 없이 진입할 수 있다.


장충남 남해군수(오른쪽)가 지난달 16일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왼쪽)과 만나 남해군 철도교통망 구축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남해군 제공 장충남 남해군수(오른쪽)가 지난달 16일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왼쪽)과 만나 남해군 철도교통망 구축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남해군 제공

이에 따라 여수~남해 해저터널과 같은 대규모 신설 구간도 빠른 시일 내 저비용으로 연계할 수 있으며,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는 버스와 철도의 장점을 결합한 미래형 도시철도로 자리 잡고 있다.

남해군은 TRT 노선이 현실화할 경우 KTX 환승을 통한 수도권 접근성 향상은 물론, 여수~남해~사천 관광 트라이앵글 구축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해상 국도를 연계해 가덕신공항까지 연결하는 트램 운행 구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해저터널, 남해~사천 항공우주벨트, 가덕신공항 등과 연계한 철도 교통망 확충은 남해가 미래 교통축의 중심지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며 “TRT는 남해군의 교통 혁신뿐 아니라 대한민국 남해안의 경제·관광·물류 활성화를 이끌 상징적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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