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대 AI 통번역 안경… 지역 대학 혁신 시도 주목한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연구·개발 주도해 산업 고도화 선순환을
내년 대전환 맞아 과감한 도전 이어가길

지난달 27일 부산대학교 본관 2층 미래정책실에서 <부산일보> 취재진(왼쪽)이 ‘AI 통번역 안경’을 쓴 채 한혜진(오른쪽) 전임연구원의 중국어 인사말을 듣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지난달 27일 부산대학교 본관 2층 미래정책실에서 <부산일보> 취재진(왼쪽)이 ‘AI 통번역 안경’을 쓴 채 한혜진(오른쪽) 전임연구원의 중국어 인사말을 듣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부산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다음 세대를 이끌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된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양성된 인재들이 부산을 떠나는 이유는 그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시대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과 관련한 부산의 산업 기반은 무척 허약하다. 지역 대학들이 혁신을 주도하고, 그 성과물로 지역 산업을 고도화시키는 것은 물론 일자리도 대거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절실하다. 이런 의미에서 부산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AI 통번역 안경을 시범 도입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부산이 4차 산업시대를 주도하는 도시로 거듭나려면 대학들의 이런 과감한 시도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부산대는 AI 기술을 교육·연구 전반에 실증 도입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교수진과 주요 부서에 AI 통번역 안경 20대를 배치해 시범 운영한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이 안경은 착용자의 시야에 실시간 자막을 띄워 외국어를 바로 번역해 보여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등 20여 개 언어를 지원한다. 강의나 회의, 세미나, 국제교류 현장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AI 등 4차 산업시대를 맞아 혁신의 물결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부산대의 강한 의지로 읽힌다. 마침 정부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착수했다. 지역 대학들에겐 절호의 기회다. 더욱 적극적인 혁신 추진과 기술 개발을 기대한다.

이미 지역 대학에서는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해 미래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두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지역 연구·개발(R&D) 센터인 부산대 블록체인 플랫폼 연구센터는 최근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하는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동의대 인공지능 그랜드 ICT연구센터는 AI와 블록체인, 데이터 기술을 융합해 산업 현장에 전할 혁신 기술을 연구 중이다. 부산에 이런 센터들이 더 많아지고 정부와 부산시의 다양한 지원도 더 늘어나야 한다. 특히 지역의 대학과 기업들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AI 시대로의 대전환에 대비해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AI 분야에 10조 1000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피지컬 AI 지역거점을 광역별로 조성하고, 대규모 R&D·실증 추진을 통해 AI 기반 지역 혁신을 촉진할 계획이다. 거점 국립대를 지·산·학·연 협력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부산은 이 기회에 낙후된 제조업 위주 산업 기반을 고도화할 혁신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 혁신이 지역에서 일어나면 미래형 일자리도 대거 창출된다. 결국 지역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해법은 지역 대학 등의 혁신 의지에 달렸다. 정부와 부산시가 지역 대학 R&D 혁신에 대한 한층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