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로 얻은 도시숲, 더 나은 부산 위한 ‘기후 저금통’ [15분 도시 공간에서 사람으로]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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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 내일을 위한 변화

부산시, 1500t 탄소배출권 확보 계획
해운대수목원에 심은 나무로 사업 추진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줄여 배출권 활용
1인당 공원 면적 2022년부터 증가세
자녀안심그린숲·도시바람길숲 늘어나
“부산 여건에 맞는 배출권 확보 늘릴 것”

부산시는 지난 21일 환경부 상쇄등록부(ORS)에 해운대수목원 내 식생복원지 20만㎡에 대한 산림부문 배출권 거래제 외부사업 등록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해운대수목원은 부산시가 녹지를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는 첫 사례로, 시는 이번 사업이 시행되면 온실가스 배출권 100t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지난 21일 환경부 상쇄등록부(ORS)에 해운대수목원 내 식생복원지 20만㎡에 대한 산림부문 배출권 거래제 외부사업 등록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해운대수목원은 부산시가 녹지를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는 첫 사례로, 시는 이번 사업이 시행되면 온실가스 배출권 100t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시내 녹지를 활용한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에 첫걸음을 뗐다. 해운대수목원을 활용한 탄소배출권 확보를 시작으로, 시는 2040년까지 수목을 활용해 1500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부산에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녹지를 누릴 수 있게 하자는 ‘15분 도시’ 정책과 맞물려 도시숲 등 공원이 늘고 있는데, 이러한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기후 저금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운대수목원 ‘기후 자산’ 첫발

부산시는 지난 21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상쇄등록부(ORS)에 해운대수목원 내 식생복원지 20만㎡에 대한 산림부문 배출권 거래제 외부사업 등록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신청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실상 첫 단계로, 이후 한국임업진흥원 타당성 평가, 환경부 배출량인증위원회 등록 심의 등을 거쳐야 사업이 승인된다. 이후 5년 단위로 산림의 성장 정도에 따라 배출권이 부여된다. 2040년 이후로도 15년씩 최대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장 45년간 지속될 수 있다. 산림의 성장 정도는 가슴 높이 수목의 둘레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을 적용해 측정된다.

시에 따르면 해운대수목원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에 등록되면 배출권 100t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산림, 공원, 녹지, 공동주택 부지 등 300만㎡의 수목을 활용해 배출권 1500t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온실가스 배출권은 기업이나 지자체 등이 매년 배출권을 부여받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량에 대해 배출권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부산시가 해운대수목원을 대상으로 배출권 확보에 나선 것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에 따른 것으로, 이는 배출량을 보고할 의무가 없는 시설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한 온실가스 감축을 인증받으면 배출권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다.

■15분 거리 녹지…기후 자산 ‘저금통’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에 따라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녹지는 “법적 의무에 따라 조성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식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조성되어야 하고, 산림이 아닌 지역에 인위적으로 녹지나 산림을 조성하거나 산불 피해 등 산림 재해가 발생한 지역에 산림을 조성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농촌 지역보다 비교적 산림 면적이 적은 대도시에서는 ‘식생복구’ 방식으로 배출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주목해볼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식생복구 사업 방법론 제안서에 따르면 △사업대상지 면적이 최소 500㎡이상 △신규조림·재조림 사업대상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토지 △도시숲법에 따른 도시숲, 생활숲, 가로수 등 조성 사업을 적용 조건으로 제시한다.

부산의 공원 면적이 늘고 있다는 점은 배출권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시에 따르면 시내 1인당 공원 조성 면적은 2022년 6.42㎡에서 2024년 10.5㎡로 늘었다. 학교 앞 등굣길에 나무를 심은 자녀안심그린숲 14개소와 기후대응도시숲 16개소, 도시바람길숲 13개소 등 도시숲도 대거 조성됐다. 이들 중 배출권 확보가 가능한 녹지 면적이 어느정도 인지는 별도 추산이 필요하다. 도시계획상 공원이더라도 의무 녹지 비율 이상으로 녹지를 조성하면 초과분에 한해 배출권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는 이번 해운대수목원과 해운대구 운봉산 산불피해지 조림지역(27만㎡)에 대한 탄소배출권 확보를 우선 추진해보고, 장기적으로는 시내 작은 녹지들을 묶어 하나의 배출권 사업으로 신청하는 방식으로 늘려가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부산시 푸른숲도시과 김병국 도시숲경관팀장은 “올 9월부터 정책연구모임 ‘나무값연구회’를 구성해 부산의 실정에 맞는 산림 탄소배출권 확보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며 “부산의 여건에 맞는 탄소배출권 확보 방법은 무엇인지 검토해 매뉴얼화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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