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 전국 첫 유아보호구역 ‘병아리존’
소규모 영유아 시설 안전 확보 목적
이달 관동어린이집서 시범사업 완료
“보행 환경 개선 효과 커, 내년 확대”
경남 김해시 관동어린이집 주변에 유아 보호구역인 ‘병아리존’을 알리는 시설물들이 설치돼 있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가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소규모 영유아 시설의 안전 확보에 나섰다.
김해시는 어린이집 주변의 영유아 보행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병아리존’을 설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장유지역 관동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병아리존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영유아 시설 주변의 보행자 보호구역이다. 김해시는 지난 7월 관련 기관과 협의 후 관동어린이집 인근에 419만 원을 투입해 이달 병아리존 노면 표시, 안내·부착형 표지판 등 시각적인 시설물 조성을 마쳤다.
이 시설물들은 별도의 법적 규제 없이 운전자가 차량 속도를 자연스럽게 낮추고 주정차를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장치 역할을 한다. 법적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대상이 아닌 100인 미만 어린이집 등 소규모 영유아 시설의 안전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관동어린이집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안전시설 설치 후 해당 구간을 주행하는 차들이 속도를 줄여 보행 안전이 크게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는 이번 시범사업에 대한 모니터링과 만족도 조사를 벌인 후 내년부터 병아리존을 확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김해시 정운호 교통혁신과장은 “아이들의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작은 변화가 시민들의 안전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지난 6월 김해시의회 배현주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유아 보호구역 신설’과 ‘병아리존 법제화’를 촉구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당시 배 의원은 “김해시에 있는 어린이집 359곳 중 316곳이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에서 제외돼 있다”며 “속도 제한, 주차 단속에 대한 주민 반발 등으로 지정 협의가 번번이 무산돼 결국 원아 수가 적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대부분은 보호의 울타리 밖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동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