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이 적절한 조건 수용하면 가능한 빨리 무역협상 타결"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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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시아 순방 브리핑…부산서 미중 정상회담
"무역에 가장 관심, 中의 러 원유 구매도 의제"
"김정은 만날 일정 없어…물론 변동 있을수도"
트럼프, 26일부터 말레이시아·일본·한국 순 순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그림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그림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한미 무역협상에서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가능한 신속하게 최종 합의를 도출하길 바란다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 관련 사전(事前) 대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방한 기간 한국과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과 합의를 체결하기를 매우 열망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대로 가능한 빨리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결국 현재 한미간 무역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금 집행을 중심으로 매듭짓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미측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큰 틀에서 무역합의를 했을 때 한국이 하기로 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성과 이행 방안 등을 두고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는 29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를 발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미 무역협상 한국 측 대표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총 2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나머지 1500억 달러는 신용 보증 등으로 추진)를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의에 "그런 논의가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대미 현금 투자 규모 등과 관련,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인가 놓고 (한미) 양 파트가 굉장히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 추가 논의를 마치고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 추가 논의를 마치고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미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고 싶어한다고 재확인했다.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그들의 자본과 노하우, 미국 제조업과 방위산업, 조선업과 잠수함 건조의 재건을 돕기 위한 그들의 일반적인 협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 기간 일련의 경제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이런 합의는 세계 경제 질서를 더욱 재편하고 미국에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 부흥을 진전시킬 투자를 더 많이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산업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핵심광물 관련 합의도 이번 아시아 순방 중에 체결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물론 미래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번 순방 일정에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고위당국자는 "물론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는 결국 이날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 등 방문 기간(30일까지) 북미 정상 회동의 계획은 현재 잡혀 있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제안 등에 의해 갑자기 일정이 잡힐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놓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을 부산에서 "주최"(host)한다고도 밝혔다.

이 당국자는 "대통령은 (시 주석과) 무역을 논의하는 데 가장 관심이 있다"며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관계에 대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서는 다른 의제를 논의할 의사가 없다"면서 무역,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주요 의제라고 재차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첫 방문지는 말레이시아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회담하고 미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 실무 만찬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말레이시아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협정 서명식을 주재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으로 이동해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 나루히토 일왕 등을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으로 이동하며, 방한 기간 재계 리더들을 상대로 연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양자 프로그램(bilateral program)에 참여하며, 이후 주요 역내 정상들과 함께 하는 만찬에 참석한다고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소개했다. '양자 프로그램'은 일단 한미 정상의 양자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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