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험생 ‘수도권 대학’ 수시 지원율 24.9%, 5년 새 ‘최저’(종합)
2026학년도 수시모집 지원 분석
4명 중 1명만 ‘수도권大’ 지원
전년 대비 5.4%P 하락 ‘눈길’
의대 정원 회귀·안정 지원 영향
지역 대학 육성 정책도 ‘한몫’
“정시에서도 같은 흐름 가능성”
지난 7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대입상담캠프’에서 대입정보관이 참가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부산일보DB
올해 수시모집에서 부산 지역 학생의 수도권 대학 지원율이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며 수험생 4명 중 1명만 수도권 대학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과대학 정원 회귀와 사회탐구 과목 쏠림 등 입시 변수 속에서 ‘안정 지원’ 경향이 자리 잡고, 정부의 지역 대학 육성 정책까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입시전문업체 진학사는 2026학년도 수시 지원 대학을 공개한 수험생 26만 8821명을 분석한 결과, 올해 부산 지역 수험생의 수도권 대학 수시 지원 비율은 24.9%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30.3%보다 5.4%포인트(P) 떨어진 수치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2022학년도 27.0%에서 2023학년도 26.3%로 소폭 감소한 뒤, 2024학년도(28.8%)와 2025학년도(30.3%)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 급격히 하락했다.
서울 소재 대학만 놓고 보면 부산 학생의 지원 비율은 14.8%에 그쳤다. 전년도(18.3%)보다 3.5%P 감소했으며, 이 또한 5년 새 최저치다. 전국적으로도 서울 대학 지원 비율은 지난해 23.8%에서 올해 18.8%로 낮아져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가까운 지역 대학을 선택한 학생은 더 많아졌다. 다시 말해, 해당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같은 지역 대학에 지원한 비율이 늘었다.
부산·울산·경남(경남권) 학생의 경남권 대학 지원 비율은 지난해 42.1%에서 올해 45.2%로 상승했다. 비수도권 중에서는 충청권이 51.3%로 가장 높았고, 경남권이 2위였다. 이어 경북권 43.8%, 전라권 41.0%, 강원권 25.9%, 제주권 15.3% 순으로 집계됐다.
입시업계는 의과대학 정원 회귀와 수능 사회탐구 과목 쏠림(사탐런) 등으로 입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의대 정원이 늘었다가 1년 만에 다시 줄면서 자연계 주요 학과의 경쟁 구도가 흔들렸고, 상위권 학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택하는 ‘사탐런’ 현상까지 겹치며 유불리 예측이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모험보다 안정적인 지원 전략을 선택하며 지역 대학이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대학가에서는 정부의 지역 대학 육성 정책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불리는 지역거점국립대 집중 육성 정책과 ‘글로컬대학30’ 사업 등 비수도권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이 이어지면서 지역 대학의 인식과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된 대학들은 수시모집 경쟁률과 충원율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입을 모은다.
입시 전문가들은 “부산 등 비수도권 학생들이 이제 수도권 진학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도권 진학 시 높은 생활비 부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거점국립대 합격선 완화, 지역인재전형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을 포함한 비수도권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크게 늘리며 지역 학생의 잔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험생들이 수도권 대학 경쟁률 부담을 피하고 지역 대학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이 같은 흐름은 정시모집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