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CCTV에 찍힌 학대 정황… “아이 원통 넣고 매트 덮어”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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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목에 상처, 명백한 학대”
담당 교사 “단순한 집짓기 놀이”
해당 유치원 대표 부산시 보좌관
부산시교육청, 예방 교육 강화

A유치원의 CCTV에서 교사가 B 군을 원통에 넣고 여러 차례 흔드는 모습이 확인됐다. B 군 학부모가 주장하는 당시 원통에 끼여 B 군 목에 생긴 상처. B 군 학부모 제공 A유치원의 CCTV에서 교사가 B 군을 원통에 넣고 여러 차례 흔드는 모습이 확인됐다. B 군 학부모가 주장하는 당시 원통에 끼여 B 군 목에 생긴 상처. B 군 학부모 제공

속보=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부산 강서구 한 유치원(부산일보 12월 4일 자 10면 등 보도)의 CCTV에서 교사가 아이를 놀이에 사용되는 원통에 넣고 여러 차례 흔드는 모습 등 학부모의 학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과 부산시교육청의 진상 조사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유치원 대표가 부산시청 현직 3급 보좌관인 점을 두고 책임론과 함께 시민들의 공분도 커지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강서구 A유치원에서 아동 학대가 발생했다는 학부모 신고에 대해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에 사건을 이첩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신고 접수 이후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일 당시 유치원 교사와 만 6살 아이 B 군의 모습이 촬영된 CCTV를 확보했다.

당시 CCTV에 찍힌 교사는 B 군을 원통에 넣고 그 위를 매트로 덮었다. 이어 B 군이 갇힌 원통을 교사가 온몸으로 여러 차례 흔드는 모습이 촬영됐다. 원통에서 나온 B 군이 뒷걸음질로 교사에게 멀어지는 모습과 가까이 다가온 교사가 B 군 뒷덜미를 잡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행위는 교사와 B 군이 단둘이 있는 공간에서 이뤄졌다.

B 군 학부모는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아동학대라고 주장한다. 아이가 숨쉬기가 어렵다며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교사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B 군이 원통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목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는 입장이다.

B 군 학부모는 “원통을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목이 원통과 바닥 사이에 끼였다”며 “해당 사건 이후 아이가 불안감을 느끼며 밖에도 나가지 않고,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유치원은 단순한 놀이였다고 설명한다. B 군과 교사가 원통을 이용한 집짓기 놀이를 했고 원통 위에 매트는 지붕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B 군이 “이제 나가고 싶다”고 말한 이후 즉시 놀이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성하 부산시청 미래전략보좌관(3급 상당)이 A유치원 대표(설립 이사장)를 맡고 있는 사실도 드러나며 사회적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5일 논평을 내고 “아동학대 의혹 유치원의 대표로 공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의 핵심 참모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언론의 비판을 냉정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4일 본보 보도에는 “보좌관이고 뭐고 진짜 잘못있는사람 다 제대로 벌 받기를”, “당장 사퇴하라” 등 시민들의 분노 섞인 댓글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전 보좌관은 “저는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이번 일을 뒤늦게 알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내 모든 유치원 교원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3일에는 A유치원을 관할하는 북부교육지원청이 해당 유치원을 찾아 담임과 원장, 해당 교사를 면담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아동학대 예방 교육 이수 여부와 다른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도 점검했고, 교육 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해 달라고 유치원 측에 당부했다. 아동학대 의혹을 받는 교사는 같은 날 업무에서 배제됐다.

신고 아동에 대한 심리 지원도 준비되고 있다. 지원청은 학부모 의사를 확인한 뒤 유아교육진흥원과 연계해 정서적 불안과 부정적 감정을 완화하기 위한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건을 목격한 다른 아이가 있을 경우 학급 단위 상담도 가능하지만, 현재까지는 목격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에서 아동학대가 인정될 경우 시교육청은 해당 교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학대 수준과 정황에 따른 징계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 측이 놀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한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아동학대가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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