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7월에만 비트코인 10만 개 쓸어 담았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전체 매수량 16만 6000개 중 기업이 64.5%
상장사·정부·ETF 등 364만 개, 4280억 달러
스트래티지·BSTR·DJT·메타플래닛 등 ‘큰손’
이더리움·리플 등 알트코인 매집도 확대 추세

미국 마이애미 미드타운에 건설 중인 '라이더 레지던스' 아파트 개발사 시프레스와 릴레아 그룹이 비트코인을 이용해 한 세대 분양을 완료했다. 지난달 16일 이 회사의 사무실에 걸린 비트코인 간판. AFP연합뉴스 미국 마이애미 미드타운에 건설 중인 '라이더 레지던스' 아파트 개발사 시프레스와 릴레아 그룹이 비트코인을 이용해 한 세대 분양을 완료했다. 지난달 16일 이 회사의 사무실에 걸린 비트코인 간판. AFP연합뉴스

글로벌 기업들이 올해 7월 한 달 동안에만 비트코인 10만 개 이상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공격적인 매수 움직임 중 하나라는 평가다.

8일 비트코인 통계사이트 ‘비트코인 트레저리’의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이 기간에 신규 매입한 비트코인은 총 10만 7082개다. 이는 전체 신규 매수량 16만 6000개의 약 64.5%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기업 중심의 공격적인 매집이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기업 재무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7월 말 기준 전 세계 기업과 정부, ETF, 펀드 등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량은 약 364만 개로 집계됐으며, 이는 당시 시가 기준 약 428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상장사는 95만 5048개, 비상장사는 29만 2364개, 정부는 52만 7051개, ETF 및 거래소·펀드 등 기타 기관은 147만 개를 보유 중이다. 전체 보유량 가운데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을 넘는다.

비트코인 매수량 기준으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미국의 상장사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였다. 이 회사는 7월 한 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총 3만 1466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해, 보유량이 62만 8791개로 늘었다. 이는 전체 유통 비트코인의 약 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스트래티지는 올 상반기에만 비트코인 투자로 132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비트코인 스탠다드 트레저리 컴퍼니(BSTR)는 3만 21개,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DJT)은 1만 843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라고 각각 밝혔다. BSTR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며, DJT는 비트코인 기반 토큰 발행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이 밖에도 일본의 메타플래닛, 코인베이스, 테슬라 등 주요 상장사들이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인베이스는 2분기 동안 2509개를 추가 매수해 총 보유량이 1만 1776개에 달했다.

보고서는 알트코인 매집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더리움(ETH)은 63개 기관이 보유 중이며 총 약 100억 달러 상당이 집계됐다. 솔라나(SOL)는 약 5억 3000만 달러 규모가 실제 보유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수십 개 기업이 리플(XRP), BNB 등 다양한 암호화폐를 향후 매입할 계획을 공시한 상태다. 특히 솔라나 관련 투자 계획만 놓고도 20억 달러 이상이 새롭게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매수 확대는 규제 및 정책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고서는 미국의 디지털 자산 관련 법제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 수요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 의회를 통과한 ‘지니어스 법안’과 ‘클래리티 법안’은 각각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기관 투자에 명확성을 제공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비트코인 국가 보유 확대 및 정부 전략 비축 계획까지 발표해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상장사들이 재무 전략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적극 도입하는 흐름은 8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ETF 수요 증가, 미 달러 약세, 정책 안정성 등 여러 요인이 비트코인의 기관 보유를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