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중·고 4곳 중 1곳 '소규모'… ‘도미노 폐교’ 우려
40년 역사 괘법초등 폐교 확정
부산서 총 51개 학교 문 닫아
원도심·서부산·신도시 주변 집중
시교육청 "종합적 검토해 결정"
부산에서 학령인구가 급감한 원도심과 서부산, 신도시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폐교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에는 40년 역사의 사상구 괘법초등학교가 문을 닫는다. 현재 부산 학교 4곳 중 1곳이 소규모 학교로 분류되는 만큼, 당분간 ‘도미노 폐교’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입생 9명… 학부모 과반 찬성
부산시교육청은 사상구 괘법초등학교가 내년 3월부터 감전초등학교에 통합돼 폐교된다고 6일 밝혔다. 괘법초등은 1982년 28학급 규모로 개교한 이후 40여 년 만에 문을 닫는다.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5일 행정 예고를 마쳐 통폐합 결정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괘법초등은 최근 몇 년간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5년 105명이던 전체 학생 수는 현재 52명으로 감소했고, 올해 신입생은 9명에 그쳤다. 교육지원청은 주변 개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앞으로도 학생 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교육지원청은 지난 6월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통폐합의 필요성과 학생 전입 계획 등을 안내했다. 이어 지난달 11일 실시한 학부모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9%가 통폐합에 찬성했다. 교육지원청은 통합 이후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통학 지원과 학습권 보호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신도시 주변과 원도심 폐교 잇따라
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괘법초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부산에서 총 51개 학교가 폐교됐다. 폐교된 학교는 시교육청이 매각하거나 자체 활용 또는 임대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앞서 올해는 부산진구 가산초등학교와 주원초등학교가 폐교했다. 가산초등은 시교육청이 자체 활용하기로 하면서 지난 6월 학교행정지원본부가 이곳으로 이전했다. 주원초등은 내년 중 공개 입찰을 통해 매각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폐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강서구(16곳)와 기장군(7곳)이다. 이 지역은 각각 명지신도시, 정관신도시 등 신도시 개발이 활발한 곳들이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인근 기존 주거지의 인구가 신도시로 이동했고, 그에 따라 원래 학교들이 공동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뒤이어 동구(5곳), 부산진구(4곳), 사상구(4곳) 등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는 원도심, 서부산 지역에서도 폐교가 잇따랐다.
■부산 학교 4곳 중 1곳은 ‘소규모’
부산시교육청은 “통폐합과 관련한 단편적인 기준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매년 3~4월 ‘중기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계획’을 수립해 지역 여건, 학부모 의견, 학생의 도보 통학 가능 여부, 인근 학교의 존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적으로 관리한다.
다만 ‘폐교 위험군’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소규모 학교’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기준에 따라, 읍면 지역인 기장군을 제외한 도시 지역의 경우 초등학교는 학생 수 240명 이하, 중고등학교는 300명 이하일 때 소규모 학교로 분류한다.
현재 부산 전체 616개 학교 가운데 151곳이 소규모 학교로 분류된다. 전체 학교의 약 4곳 중 1곳이 잠재적 폐교 위험군에 속해 있는 셈이다. 소규모 학교라고 해서 반드시 폐교 대상으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 수가 적어 학교 운영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폐교 검토의 출발점이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만으로 통폐합을 추진하지는 않는다”며 “학생들이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받을 수 있는지, 교육 여건은 적정한 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한다. 규모가 작은 학교라 해도 지원이 가능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며, 폐교를 추진할 경우 학부모 설명회와 설문조사 등 절차를 반드시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