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미협상에 “관세율 13%까지 낮췄어야…잘한 건 아니다”
박성훈 “일본·EU 기존 관세 고려…13%까진 맞췄어야”
대미 투자 펀드 3500억달러 “과도한 규모” 지적도
농축산물 추가 개방 의문도 “트럼프 메시지에는 ‘농업’ 포함”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국민의힘은 “협상을 잘한 건 아니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관세율을 15%가 아닌 13%까지 낮춰야 했고, 일본 등과 비교했을 때 대미 투자 금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31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협상을 잘한 게 아니라는 전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율 15%와 관련해 박 대변인은 “먼저 타결된 일본이나 유럽연합(EU)과 비교해도 동일하게 15%를 받은 건 손해”라며 “동일한 15%의 상호관세를 적용받더라도 우리는 순수하게 15%를 적용받는 것이고, 일본과 EU는 기존에 적용받던 평균인 1.94%를 고려하면 우리도 이와 비슷하게 최소 13% 수준은 맞춰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미 협력·투자 펀드 3500억달러에 관해서도 박 대변인은 “산술적으로 보더라도 국내총생산 대비 과도한 것”이라며 “(각각 대미투자액이) 일본은 국내총생산 대비 14%, 유럽연합은 7%이다. 우리 같은 경우 2023년 국내총생산 대비 약 20.4% 정도 되기 때문에 우리 경제 규모를 보더라도 과도한 투자 규모”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아쉬운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15% 합의로 숫자를 맞췄다고 하지만, 일본은 그동안 자동차 2.5% 관세가 있었다. 우리 대한민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0% 무관세였다”며 “0%인 자동자 수출이 15% 관세가 붙여지는 것과 2.5%에서 15%가 되는 것은 자동차 산업 경쟁력 수출 경쟁력에 있어 크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는 쌀·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 개방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농업(agriculture)’이 포함돼 있다”며 “쌀·소고기 외 다른 곡물이나 과일류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 정부가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