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美 0.5%↓·中 2.7%↓·아세안 2.1%↑·EU 14.7%↑
상반기 수출 3347억 달러…무역수지 278억 달러 흑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 영향 속에서도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하면서 한 달 만에 수출 증가세를 회복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미 관세 영향권에 든 자동차 수출도 6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출액은 598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4.3% 증가했다. 이는 역대 6월 최대 실적이다.

6월 수입액은 507억 2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 6월 무역수지는 90억 8000만 달러 흑자로, 2018년 9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올해 1월 잠시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23년 6월 이후 계속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월간 수출은 2023년 10월부터 15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뒤 올해 1월 감소로 전환했다. 이후 3개월 연속 증가 뒤 지난 5월 감소로 돌아섰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를 회복한 것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 수출액(억 달러) 및 증감률(%).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난달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서는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작년 동월보다 11.6% 증가한 149억 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월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2월 소폭 감소(-3%)했지만 3월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견조한 수요와 고정가격 상승 흐름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의 수출도 63억 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2.3% 증가하며, 6월 역대 최대 실적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으로 대미(對美) 수출액은 줄었으나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중고차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바이오헬스가 작년 동월보다 36.5% 증가한 1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선박 (25억 달러·63.4%↑), 컴퓨터(13억 달러·15.2%↑), 자동차부품(18억 달러·2.4%↑) 등 15개 품목 중 6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36억 2000만 달러·2.0%↓)과 석유화학(33억 6000만 달러·15.5%↓)의 수출은 제품 가격이 연동되는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자동차 수출액(억 달러) 및 증감률(%).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5대 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10억 3000만 달러·7.7%↑), 화장품(9억 5000만 달러·22.0%↑), 전기기기(15억 8000만 달러·14.8%↑) 수출은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트럼프 관세'의 직접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이 112억 4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0.5% 감소하며 보합세를 보였고, 대중 수출도 104억 2000만 달러로 2.7% 소폭 줄었다. 반면에 아세안 수출이 2.1% 증가한 97억 6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증가로 전환했으며, EU 수출은 14.7% 증가해 58억 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인도(15억 8000만 달러·2.3%↑), 독립국가연합(CIS)(11억 달러·18.5%↑), 중남미(24억 달러·3.3%↑), 일본(25억 달러·3.0%↑), 중동(19억 달러·14.8%↑), 대만(43억 4000만 달러·31.0%↑) 등으로의 수출도 증가했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은 원유, 가스 등 수입 감소로 작년 동월보다 14.7% 줄어든 85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 등 비에너지 수입은 7.9% 증가한 421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0.03%)인 3347억 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수입은 1.6% 감소한 3069억 달러를 나타냈다. 이로써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278억 달러로, 전년 대비 48억 달러 개선됐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HBM, DDR5 등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작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733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하이브리드차의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관세 부과 및 미국 현지 공장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보다 1.7% 감소한 364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상반기 대미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3.7% 감소한 62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대중(對中) 수출도 4.6% 감소한 605억 달러로 집계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상반기 우리 수출은 미국의 관세 조치, 경기 회복세 둔화, 중동 사태 등 불확실성에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새 정부가 출범한 6월에는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플러스로 전환됐다"며 "정부는 당면 과제인 한미 협상에 총력 대응하고,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무역 금융 공급, 대체 시장 발굴 등을 포함한 수출 지원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