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15년 성장의 '점프' 이야기
■ 우린 좋은 어른이 될거야/점프
“사람은 프로그램이 아닌 사람을 통해 성장한다.” 2011년 창립된 비영리 교육 소셜벤처 ‘점프’의 이의헌 창립자의 말이다. 많은 교육복지 사업은 여전히 프로그램 중심으로 진행된다. 미술 치료, 상담 수업, 코딩 교육, AI 교과서 등 시대 흐름에 맞추어 유행도 빠르게 변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진정한 성장은 부모의 영향, 형제자매와 친구들의 건강한 관계, 친인척과 동문 등 가까운 네트워크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관계는 만들어주지 않고, 프로그램만 주입하고 있다.
‘점프’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소년, 청소년에게 학습과 정서 지원 활동을 하는 대학생 선생님, 20대 초반의 대학생 선생님의 진로와 고민 상담을 돕는 사회인 멘토까지 연결하는 삼각 멘토링이다.
이 책은 지난 15년간 점프를 거쳐 간 청소년 멘티, 대학생 봉사자, 사회인 멘토, 점프의 활동 거점인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점프의 참가자들은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응원하며 좋은 어른이 되고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이 되고자 한다. 특히 2014년 5월, 경기도 교육청의 긴급한 요청으로 진행된 단원고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점프 멘토링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인터뷰는 인상적이다. 프로그램 매니저, 참가 학생, 대학생 선생님의 솔직한 이야기는 그저 안부를 물어봐 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덜 아플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점프는 그동안 ‘지속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15년간 활동으로 증명했고, 올해도 많은 이들이 돌봄의 선순환에 함께하고 있다. 강승민 인터뷰·점프 엮음/옐로브릭/224쪽/1만 80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