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와 거창대·남해대 통합... ‘국립창원대’로 한 지붕
교육부 통합 승인 결정, 내년 3월 출범
2·4년제 동시 운영, 정원 미감축 처음
7개 단과대·18개 학부, 55개 학과 개편
3개 캠퍼스 분야별 차별화로 인재 육성
국립창원대학교와 도립거창·남해대학교가 통합돼 새롭게 출발한다.
전국 최초로 통합 과정에서 입학정원 감축 없이 전문 학사와 일반학사 과정을 동시에 운영할 예정이다.
경남도와 창원대에 따르면 교육부는 29일 창원대와 거창대, 남해대의 통합을 승인했다. 이들 대학은 내년 3월부터 ‘국립창원대학교’로 출범한다.
통합 논의는 지난해 인구 감소와 청년층 수도권 유출, 지역 산업의 쇠퇴 등 비수도권 지역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됐다. 창원대가 지난해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지원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각 대학에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 추진 방향과 계획을 수립한 뒤 지역민과 학내 구성원들을 상대로 설명회·공청회를 벌이며 동의를 얻었다.
통합신청서는 작년 12월 말 교육부에 제출됐다. 교육부는 국·공립대 통폐합 심사위원회에서 통합의 타당성과 통합 이후 특성화 계획 등에 대해 7차례 심의와 서면심의를 거쳐 이번에 최종 승인했다.
3개 대학은 학사조직을 새롭게 개편한다. 7개 단과대학과 18개 학부, 55개 학과로 바뀐다. 대학원은 7개를 두기로 했다. 총장은 1명, 부총장은 4명이 선출될 예정이다.
특히 통합에 따른 대학 입학정원 축소가 없다는 게 고무적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통합을 유도하며 대학 효율화를 위해 통상 입학정원을 줄인다.
앞서 도립경북대(현재 국립)가 안동대와 통합을 하기 위해 4년제로 전환, 이 과정에서 학생 수는 346명에서 110명으로 68.2%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통합 창원대는 전문 학사(2년제)를 유지한 채로 통합이 진행되면서 학생 수도 그대로 두기로 했다. 기존 도립 거창대·남해대의 학생 수는 각각 340여 명을 유치하면서 국립창원대는 내년 입학정원을 2447명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국립창원대 3개 캠퍼스는 분야별로 차별된 특성화가 이뤄진다.
창원캠퍼스는 방산(D), 원전(N), 스마트 제조(A), 나노바이오·수소에너지(+) 등 ‘DNA+’ 전략으로 고급인재 양성에 나선다. 거창캠퍼스는 공공간호, 항노화 휴먼케어, 드론융합·Ag-Tech 등 분야를, 남해캠퍼스는 항공·해양 방산, 에너지안전, 관광융합 등 분야를 고도화한다.
다만, 학생 보호 조치 기간에 따라 현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기존 전공을 그대로 배운다.
창원대는 이를 통해 지역과 대학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맞춤형 인재 양성과 청년 정주 유도로 지역소멸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또 거창캠퍼스에 산림방제교육센터, 남해캠퍼스에 항공해양방산센터을 유치하며 임대수입과 특화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연간 3억 원 이상의 수익을 확보, 대학의 자체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3개 대학이 그동안 구축해 온 인적·물적 인프라도 함께 활용할 수 있어 교육의 질은 한층 높아지고, 대학 경쟁력도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변화를 통해 우수 학생과 교원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원 창원대 총장은 “국내 최초 2년제와 4년제를 동시에 운영하는 다층학위제를 도입해 교육부의 새로운 고등교육 모델을 선도할 것이다”며 “먼저 한다는 것은 힘들지만 중요하기에 주저해서 시기를 놓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립창원대학교가 진정한 경남의 중심 대학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