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치료 위한 '피부조직은행' 활성화 절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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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하나병원

하나병원 정철수 병원장은 ‘피부조직은행’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정 병원장이 진료하는 모습. 하나병원 제공 하나병원 정철수 병원장은 ‘피부조직은행’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정 병원장이 진료하는 모습. 하나병원 제공

최근 개최된 ‘산업재해근로자의 날’ 기념식에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수상(부산일보 5월 6일 자 15면 보도)한 바 있는 하나병원 정철수 병원장은 ‘피부조직은행’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피부조직은행은 광범위한 화상이나 외상, 연부조직 손상의 치료를 위해 필요한 의료용 시설로, 피부이식의 역사는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원장에 따르면 최초의 자가 피부이식은 1871년 유럽에서 시행된 것으로 기록됐다. 1890년대 피부이식 관련 연구를 거쳐 1930년대 들어 처음으로 동종피부이식이 화상치료에 적용됐다. 1949년 미국 해군에 조직은행이 설립되면서 현대적인 개념의 피부조직은행이 시작됐다. 197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기능적인 피부조직은행이 설립되면서 소아화상환자를 대상으로 한 화상 상처절제와 일시적 동종피부이식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피부조직은행은 북미에서만 80여 군데에 이른다. 정 원장은 “광범위화상환자치료에서 자가 피부이식이 부족한 경우 일시적 동종피부이식이 화상치료방식의 표준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부조직은행에 있어 공여자의 선별검사는 필수다. 조직이식의 안정성을 위해 완전하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가진 공여자의 조직을 획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HIV, 감염성 질환, 매독 등 전파가능성 질환의 혈청학적 선별검사도 필수다. 인체피부조직은행에 대한 FDA 규정을 보면 모든 공여자는 정확한 병력과 사회이력을 기재하며 B형간염과 C형간염, HIV감염의 위험요소들을 없애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유럽에 비해 규모가 적은데다 대부분은 수입된 동종피부를 중화상치료에 사용하거나 가공을 거쳐 동종진피제품으로 만들어서 치료에 적용하는 게 현실이다. 피부조직은행이 광범위화상치료는 물론 피부대체물을 만들어 영구적인 상처 치료를 도와줄 수 있도록 발전돼야 한다는 것이 정 원장의 설명이다. 정 원장은 “재생의학, 줄기세포치료, 탈세포조직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구도 진행돼야 한다”며 “간엽성 줄기세포를 적용하면 화상상처의 회복을 촉진시키고, 염증을 완화해주며 화상 흉터의 질적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피부조직은행이 화상센터나 창상치유센터와 함께 기본적인 임상적 연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동종진피가 임상적 적응증을 갖고 다양한 피부질환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 원장은 “여러 피부조직은행들이 서로 통합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해 피부조직 공급과 활용성을 넓혀 임상적 연구와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발전 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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