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 흔들 마지막 핵심 변수 ‘보수 단일화’만 남았다 [부산교육감 재선거]
득표율 따른 매몰 비용이 관건
보수 진영 전방위 단일화 압박
사실상 대선 전초전 결과 촉각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일 이후로 탄핵 선고가 미뤄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번 선거의 중대 변수는 ‘보수 단일화’로 좁혀졌다. 중도보수 진영의 두 후보가 이미 유세에 10억 원 넘게 쏟은 만큼, 각자 ‘득표율 15%’ 달성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단일화 성사 여부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법조계에서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일 즈음에 헌재가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가 무엇이든 이에 반발하는 진영이 표심을 결집해 판세를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선고가 투표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 23일 결렬됐던 정승윤·최윤홍 두 후보의 단일화 재성사 여부가 결정적 변수로 다시 떠올랐다.
지역에서는 보수 단일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후보들의 ‘매몰 비용’을 꼽는다. 이미 두 후보는 등록과 동시에 유세 차량 대여·공보물 인쇄·선거사무소 임대 등에 최소 10억 원을 투입한 상태다. 만일 누군가가 단일화에 승복하거나 자체 사퇴하게 되면 이 비용은 고스란히 사라진다. 투표용지도 지난 24일 이미 인쇄된 상태라, 사퇴한 후보 이름 옆에 ‘사퇴’가 표기되지 않아 단일화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보수 단일화 여부는 두 후보가 각자 득표율을 얼마로 가늠하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후보는 득표율을 15% 넘게 받을 경우 선거 비용 전액을, 10%를 넘기면 반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올해 선거 비용 상한액은 약 16억 9256만 원이다. 따라서 15% 득표율을 자신한다면 사퇴하는 것보다 선거에 완주해 비용을 돌려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10%도 못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면 합의에 따른 단일화 혹은 자체 사퇴를 고려할 여지가 커진다.
보수 진영은 두 후보를 향해 전방위적인 단일화 압박에 나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50여 곳으로 구성된 ‘부산을사랑하는시민사회연합’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두 후보는 지금이라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하윤수 전 부산시교육감도 가세했다. 같은 날 하 전 교육감은 “부산 교육 발전을 위해 중도보수 후보 간 통합 노력은 의미 있는 시도였으나, 2차 단일화 협의가 무산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육감 재선거는 이른바 ‘대선 전초전’ 양상이어서, 정치적 미래를 고려한 두 후보가 결국에는 단일화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 진영 입장에선 이번 선거는 단순한 교육감 선거가 아니다. 26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상황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보수층의 결집 여부가 선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