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의 맛있는 여행] 공유숙박의 명암
스포츠라이프부 선임기자
16년 전인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에어비앤비라는 생소한 개념의 여행 공유숙박 시스템이 등장하자 전 세계가 열광했다. 집주인은 빈 방을 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고, 여행객은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방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했다.
성장세가 얼마나 가팔랐던지 불과 16년 만인 지난해 에어비엔비 총매출액은 110억 달러를 넘었다. 전 세계 220개 국가, 10만 개 이상 도시에서 500만 명 이상의 집주인과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며, 2022년 한 해 이용자는 3억 명을 상회했다.
에어비앤비의 폭발적 성장세에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과잉관광이다. 방이 풍부해지고 호텔보다 싼 값에 숙박할 수 있게 된 덕분에 외국 여행객이 나라마다 급증했다. 2010년 전 세계 여행객은 9억 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4억 5000만 명으로 50% 이상 급증했다.
에어비앤비 덕분에 각국 관광산업은 활성화됐지만 지역 주민의 삶에는 부정적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과거라면 지역 주민에게 임대됐을 방이 외국인 여행객에게 돌아가는 바람에 각 도시마다 ‘방 부족’ 현상이 극심해졌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임대료도 이전보다 폭등 수준으로 올랐다.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리다 보니 물가가 크게 뛰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빌려줄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이는 부동산 투기까지 설쳐 집값이 오르는 일도 발생했다.
공유숙박이 에어비앤비와 집주인 배만 불리 지역 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각 나라는 에어비앤비 규제책을 연거푸 내놓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에어비앤비로 인한 관광 활성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총 외국인 관광객 3500만 명, 총 관광수입 220억 달러라는 기록적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에어비앤비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게 하겠다는 뜻에서 창고나 지하 공간, 과거 산업시설이었던 곳은 등록하지 못하게 규제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에어비앤비를 활용해 빌려줄 수 있는 연간 일수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이를 어기면 10만 유로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파리에서 에어비앤비 등록 방이 9만 5000여 개인데 과거에는 학생, 저소득층 등이 임대하던 곳이었다. 매년 26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에어비앤비로 인한 주택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시청은 2028년까지 10만 개 이상의 방에 내준 에어비앤비 허가를 취소할 방침이다.
에어비앤비의 현실은 공유경제라는 이상적인 개념이 현실세계에서는 악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연 이 악몽이 어디까지 이어지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