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의 글로벌 산책] 교육혁신이 도시를 젊고 새롭게 바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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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오늘날 전 세계 도시들은 경제 침체, 인구 감소, 산업 변화 등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들은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교육혁신이 도시 활력을 되살리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도시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며,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교육혁신이 기존에 강점이 있었던 산업과 맞물렸을 경우에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휴대전화 제조기업인 노키아 중심의 산업도시였던 핀란드의 오울루가 노키아의 쇠퇴 이후 도시의 침체를 교육혁신으로 극복한 사례다.

노키아의 고향 오울루의 극적 변신

지역에 걸맞은 교육혁신이 그 바탕

해양항만 인프라 강점 보유한 부산

산업 맞춤 교육혁신해야 도약 가능

1980~1990년대 오울루는 노키아의 핵심 연구개발(R&D) 센터가 위치한 도시로 성장했었다. 그러나 노키아는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는 시장변화에서 애플과 삼성에 밀리며 2000년대 후반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고, 그 결과 오울루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실직하면서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울루대학교 중심으로 정보통신(IT) 관련 교육 및 연구를 강화했고, 오울루시와 기업이 협력하여 소프트웨어 및 ICT 관련 창업을 지원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기술 창업 교육을 제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했다. 그 결과 핀란드는 이후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IT·게임·헬스테크 스타트업 허브 중 하나가 됐다. 현재 700개 이상의 기술 스타트업이 오울루에서 활동 중이다. 그 중심에는 오울루대학교가 있었다.

그러나 교육혁신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이루어질 때 사상누각이 되기도 한다. 2000년대 후반, 디트로이트는 제조업 쇠퇴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자,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중심 교육 개혁을 추진했었다. 고등학교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IT·기술 직업교육을 확대해 자동차 산업 쇠퇴 이후 도시의 산업생태계를 주도하는 것이 인재 육성의 목표였다. 그러나 지역의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IT교육 일변도의 교육개혁은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취업할 곳이 없어 대도시(샌프란시스코, 시카고)로 유출되는 현상을 만들어 내고 말았고, 결국 실패했다.

이와 비슷한 실패 사례가 중국의 둥관에서 있었던 교육혁신을 통한 도시재생 시도다. 둥관은 중국의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였으나, 2010년대 후반 첨단산업 전환을 위해 교육개혁을 추진했다. 공업 기반을 넘어 AI, 반도체, 첨단 기술 산업을 키우기 위해 관련 전공 개설 및 기업-대학 협력을 강화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기존 둥관의 저임금 제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첨단산업으로 전환할 교육을 받기 어려웠고, AI·반도체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AI·반도체 관련 고급 인재들이 대거 필요했으나, 둥관에는 높은 수준의 대학과 연구소가 부족했다. 그리고 지역 내 AI·반도체 산업생태계가 존재하지 않아서 둥관의 대학 내에서 이루어진 AI·반도체 인재 양성은 지역 기업과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우리 도시 부산에서 교육혁신이 도시의 재도약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과 교육의 인프라가 부산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경우라야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부산은 해양·항만 인프라, 조선·해양기자재 산업, 해양수산업 등 다양한 해양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해양 관련 교육인프라에서는 국내 다른 지역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과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여러 도전과제가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산업체-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을 통한 전략적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부산항은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76.8%, 특히 환적 물동량의 97% 이상을 처리하며, 2015년 이후 세계 환적 2위 항만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항만 운영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터미널 대형화 및 스마트 항만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항만 및 선박의 친환경성이 강화되는 현재 상황에서 관련 산업에 대한 대학-산업체-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을 통하여 R&D 혁신의 성과를 내야 한다. 부산이 강점을 가져온 수산업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절감한다는 목표에서 다시 주목받을 필요가 있으며, 노르웨이 등 수산업 선진국에 비해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부산의 관련 산업 노후 인프라에 대한 정비와 이를 위한 기술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게다가 시베리아 지역 및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알래스카에서 개발되는 천연가스가 시장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극한 환경에서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이를 운송하는 조선해양산업에서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부산이 강점을 가진 분야의 교육혁신이 지역 내 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전략적 지원과 접목돼 부산이 다시 우수한 청년 인재들이 꿈을 펼치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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