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석의 기후 인사이트] 기후 시스템의 균형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북쪽에서 밀려온 차가운 공기가 물러가면서 변덕스러운 봄 날씨가 시작되고 있다. 잦은 저기압과 고기압의 이동으로 날씨는 며칠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변한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상층에서 흐름을 조절하는 제트 기류가 있다. 제트 기류는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차가운 공기 사이의 경계를 따라 대기 상층에서 빠르게 흐르는 공기 흐름이다. 제트 기류의 세기는 남북 간 온도 차이에 비례하며, 온도 차이가 클수록 제트 기류는 강해진다. 그러나 온도 차이가 일정 임계치를 넘으면 제트 기류는 불안정해져 남북으로 요동친다. 이때 따뜻한 공기는 북쪽으로 밀려가고, 차가운 공기는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남북 간 온도 차이를 줄인다. 이러한 흔들림이 중위도에서 저기압과 고기압이 형성되는 원인이다.
저기압과 제트 기류의 상호 작용
남쪽 잉여 에너지 북쪽으로 운반
자연계의 정교한 조절 지속돼야
제트 기류가 남북으로 크게 굽이치면, 그 아래에서는 상승 기류를 동반한 저기압이 형성되어 비를 내리고, 하강 기류가 형성된 곳에서는 고기압이 자리잡아 맑은 날씨를 만든다. 저기압과 고기압이 순차적으로 이동하며 우리가 경험하는 날씨 변화를 이끈다. 일반적으로 저기압은 지표면 근처에서 발달한다.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며 가벼운 따뜻한 공기 아래로 빠르게 파고들어 제트 기류의 흔들림이 관측된다. 일기도에서 하층의 등고선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면 저기압 발달의 징후를 알 수 있다. 에너지 이동 관점에서, 저기압은 제트 기류의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제트 기류는 점차 약화된다. 결국 제트 기류의 에너지를 이용해 저기압이 빠르게 발달한다.
제트 기류에서 에너지를 받은 저기압은 상층으로 이동하며, 동시에 제트 기류의 남쪽인 적도 방향으로 서서히 움직인다. 약 3~4일 후, 저기압은 제트 기류 남쪽에서 소멸하며, 이 과정은 바닷가에서 파도가 부서지는 현상과 유사하다. 구조가 붕괴되며 주변 흐름에 흡수되고 대기 흐름 속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에너지 관점에서, 저기압의 역할은 명확하다. 남쪽은 햇빛을 받으며 과잉 에너지가 공급되고, 북쪽은 에너지가 부족하다. 저기압은 남쪽의 잉여 에너지를 북쪽으로 운반하며, 중위도에서는 적도에서 공급된 에너지를 북극으로 이동시키는 독특한 공기 흐름 구조가 형성된다. 따라서 저기압은 자연이 효율적인 에너지 수송을 위해 선택한 최적의 구조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기압의 소멸 과정을 자세히 보면, 이러한 해석에 의문이 생긴다. 저기압은 소멸하면서 자신이 가진 역학적 에너지를 제트 기류에 돌려주고, 이를 통해 제트 기류를 다시 강화시킨다. 제트 기류가 강해지면 남북 간 온도 차이가 다시 커지게 된다. 즉, 저기압이 온도 차이를 줄이기 위해 발생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수송하는 구조로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멸 직전에 온도 차이를 다시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발생 전의 온도 차이로 완전히 되돌리지는 않지만, 감소시킨 온도 차이를 일부 되돌려 놓는다. 이러한 현상은 저기압이 단순히 온도 차이를 해소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복잡한 이유를 가지는 대기 순환의 일부임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저기압의 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저기압이 단순히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수송하기 위한 구조체라고만 보기보다는, 특정 조건에서 적절한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시스템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물리학의 기본 원리인 뉴턴의 법칙이나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진화의 법칙에는 최적화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물체는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차이를 누적시킨 값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생명체는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최적의 구조로 진화한다. 이러한 최적화 개념을 중위도 제트 기류에 적용해 보면, 이 시스템이 무엇을 최적화하려는 것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오랜 세월 동안, 중위도의 대기는 적절한 에너지를 고위도로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덕스러운 날씨를 만들어 왔다. 아직 그것이 정확히 어떤 원리에 의해 조절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완벽한 이론은 없지만, 이러한 자연계의 정교한 조절 속에서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가 삶을 이어왔다. 그런 무수한 생명들의 연속된 삶을 떠올려 보면,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만들어 낸 지구 온난화가 어쩌면 인류의 가장 큰 실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계는 인간이 미처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목적 속에서 거대한 행성의 공기 흐름을 조율하며, 수많은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 과학이라는 불완전한 지식을 바탕으로, 오로지 우리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그 섬세한 균형을 무너뜨려 왔다. 이제, 기후 변화의 거대한 위기에 직면한 지금,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온 조화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