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여는 시] 행복
심재휘(1963~)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
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시집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2022) 중에서
행복은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일의 결과가 몹시 좋아서 자랑스럽고 만족스러우려면 얼마나 열심히 일해야 할까요. 그렇게 보람찬 하루가 계속된다면 또 얼마나 힘들까요. 그래서 어떨 땐 ‘가끔 쉬어가도 괜찮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 행복이라는데 그 또한 녹록지 않은 정의입니다.
나만의 속도, 나만의 방식으로 내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보람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 세상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다는 말도 고민해 봅니다. 지금 내 삶에 만족하는가.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신정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