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글로벌 관세 전쟁과 한국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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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동의대 상경대학장 한국무역학회 회장

트럼프,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표방
인접국·중국에 고율 관세 부과 예고

세계 무역 전쟁 시 한국 타격 불가피
수출 감소와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

경제 성장과 안정성 확보 방안 절실
기업, 기술 등 경쟁력 강화 집중해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수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은 부산항 북항. 김종진 기자 kjj1761@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수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은 부산항 북항. 김종진 기자 kjj1761@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며 트럼프 노믹스 2.0 시대가 개막되었다.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라는 기조를 더욱 강화하며, 국익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통상정책에서는 무역 적자 축소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한 특정 품목 관세 인상과 슈퍼 301조를 활용한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2794억 달러로 전체 무역 적자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는 1기 행정부 때부터 본격화되었다. 2016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중 간 경쟁은 무역 분쟁으로 본격화되었는데, 당시 트럼프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문제 삼아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1차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2018년 이후 미국의 대중국 평균 수입관세율은 2018년 1월 3.1%에서 2019년 9월 21.0%로 급등하며 17.9%p 상승했다. 이러한 조치는 미중 경제 관계에 지속적인 긴장을 초래했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2기 행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10~20%,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마약 및 불법 이민 문제 대응을 위해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으나, 한 달간 유보하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러한 관세 정책은 사실상 글로벌 무역 전쟁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는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국 60% 및 대세계 10%의 관세 인상이 현실화되면, 한국의 수출은 143~191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0.4~0.62%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한국 기업들의 주요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될 경우 높은 관세 부담이 발생할 것이다. 이는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이어지고, 결국 한국의 무역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하게 된다.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이 12·3 비상계엄 선포에 이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점도 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경제 정책적 측면에서 경기 반등의 계기가 만들어진다면 U자형 회복 국면으로의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정책적 지원이 부족할 경우, 내수 침체와 함께 수출 경기마저 둔화되면서 L자형 장기 침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한국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국내외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기업의 성장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글로벌 및 국내의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트럼프 노믹스 2.0으로 인한 글로벌 2차 관세 전쟁의 전개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수 기업은 합리적인 수출 및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수 기업은 경쟁국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경제 지표 호조로 인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더욱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기업들은 외환 리스크를 포함한 금리 변동성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산업·기술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구축하는 게 요구된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대에는 단기적인 대응보다 한국 경제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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