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 배터시 발전소의 재생, 런던서 가장 힙한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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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배터시 발전소' 내부 상점가. 이상훈 제공 영국 런던 '배터시 발전소' 내부 상점가. 이상훈 제공

런던 템스강변의 뱅크사이드 발전소가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으로 바뀐 이야기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류 쪽으로 불과 5㎞ 떨어진 배터시 발전소(Battersea Power Station)는 꽤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 배터시 화력발전소는 두 개의 발전소가 따로 건설돼 1955년 하나의 건물로 합쳐졌다.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은 발전소는 한때 런던 전력의 20%를 책임졌지만, 뱅크사이드와 같이 환경문제로 1975년과 1983년 각기 문을 닫게 된다.

프랑크 게리가 디지인한 하우징. 이상훈 제공 프랑크 게리가 디지인한 하우징. 이상훈 제공

재개발 계획에 따라 부지만 사고 팔리기를 여러 차례. 한때는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 구단 첼시의 새 경기장 부지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2012년 말레이시아 국부펀드가 최종 주인이 되는데, 발전소 안에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 예술 및 레저시설, 사무 공간 그리고 주변으로는 주거용 숙박 시설이 들어서게 되는 계획을 세운다. 당시 매각 비용은 16억 파운드였지만, 2급 보존 건축물로 등재된 옛 발전소를 템스강에 어울리는 명소로 탈바꿈하는 데는 최종적으로 90억 파운드가 들었다. 굴뚝을 복원하는 데 680t의 콘크리트를 쓰고, 기존 벽돌 공장 두 개를 찾아내 벽돌 175만 개를 대체한다. 옥상정원만 빼면 발전소를 운영할 때와 똑같이 복원했다. 2022년 10월, 39년 만의 발전소 부활이다.

'배터시 발전소' 재생 계획. 이상훈 제공 '배터시 발전소' 재생 계획. 이상훈 제공

얼마 전 막을 내린 내셔널 갤러리 200주년 기념 반 고흐 전을 보기 위해 런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배터시 발전소를 방문했다. 트래펄가광장 근처의 채링크로스역에서 다섯 정거장이면 닿을 곳이니 런던 중심가에서 불과 15분 거리이다. 연말연시라 배터시 발전소 내부는 방문객으로 넘쳐났다. 뱅크사이드 발전소는 터빈 홀을 대형 전시장으로 바꾸었지만, 배터시는 상점가와 식당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브랜드와 개성 있는 로컬 브랜드가 조화를 이루었고, F&B도 각양각색이어서 레저와 문화, 쇼핑과 식음료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가 감각적인 체험을 하게 만들었다. 회색 연기를 내뿜던 굴뚝 중 하나는 런던 스카이라인과 템스강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유리 엘리베이터 전망대로 재탄생했다.

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 위치한 '배터시 발전소' 외관. 이상훈 제공 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 위치한 '배터시 발전소' 외관. 이상훈 제공

또한 배터시 발전소는 단순히 재개발에 그친 것이 아니라 환경과 상생하는 재생의 의미로 녹지대와 함께 조성됐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인 프랑크 게리와 노먼 포스터가 배터시 주변 재개발 주거 공간 디자인을 맡았고, 발전소 옆엔 배터시 공원과 어린이 동물원이 들어섰다. 배터시 발전소는 템스 강변을 넘어 런던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원스톱 라이프 스타일 동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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