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자 초유의 법원 테러 100여 명 난동… 86명 체포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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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일부 시위자 서울서부지법 난입
경찰관 폭행·창문·집기 등 부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가 담장을 넘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가 담장을 넘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19일 발부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불법 폭력 사태를 일으킨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법치주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무법 지대’가 된 것으로 현행범으로 모두 86명이 체포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폭력 사태는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직후 본격화됐다. 서부지법 후문 쪽에서 시위하던 100여 명이 경찰 제지를 뚫고 법원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자들은 경찰 방패나 경광봉으로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하고, 재떨이 쓰레기 등을 집어 던졌다. 경찰을 향해 소화기도 난사했다. 곳곳에서 “다 죽여 버려” 등 격한 욕설로 터져나왔다. 이내 바리케이드가 뚫렸다.

출입구 셔터를 올리고 건물로 난입한 지지자들은 소화기 등을 던지며 법원 유리창과 집기 등을 마구잡이로 부쉈다. 일부는 차 부장판사를 찾기도 했지만 차 부장판사는 당시 경내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원 난입 11분 만인 이날 오전 3시 32분 법원 내부로 들어가 진압에 나섰다. 시위자들 저항이 거세지자 신체 보호복을 입고 경찰봉을 갖춘 기동대가 투입됐다. 이날 동원된 경찰은 1400여 명이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6시를 전후해 대부분 진압됐다.

경찰에 따르면 19일 새벽 건조물 침입 혐의 등으로 체포된 이들은 46명이었고 전날 법원 담장을 넘는 등의 혐의로 40명이 체포됐다.

폭동을 방불케 하는 사태에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도 서울서부지법을 찾아 “참담한 심정”이라며 “모든 건 헌법이 정한 사법 절차 내에서 해소돼야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천 처장은 민원인이 오가는 법원 청사 1층뿐 아니라 5, 6층 등 판사와 법원공무원이 일하는 위층까지도 피해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이날 오후 다시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여 헌법재판소로 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참가자는 비공식 추산 1500여 명이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달라”며 “대통령은 오늘 새벽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했던 상황을 전해 듣고 크게 놀라며 안타까워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차 부장판사에 대해 신변 보호에 착수했다. 이날 경찰청은 “20일 아침부터 차 판사의 요청으로 신변 보호 조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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