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지키기’ 시민 공감 … 도시철도는 캠페인 시동 [부산을 바꾸는 에티켓]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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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바꾸는 에티켓] 8. 팔 걷은 공공기관

버스 등 대중교통서 상실된 매너
배려 없는 차·개인형 이동장치
식당·공연장서 지켜야 할 문화
극단화된 정치 개선 등에 호응
글로벌 허브도시급 수준 갖춰야
부산교통공사는 홍보 영상 송출

19일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 승강장 안내화면에 ‘내리는 사람이 먼저, 출입문은 막지 않기!’ 에티켓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9일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 승강장 안내화면에 ‘내리는 사람이 먼저, 출입문은 막지 않기!’ 에티켓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은 역동적인 도시지만 ‘에티켓 실종’과 마주할 때가 빈번하다. 대중교통을 포함한 여러 생활 터전 등에서 배려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글로벌 허브도시’를 꿈꾸는 부산에서 시민 에티켓 향상은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문화·관광뿐 아니라 경제·산업을 기반으로 국내외 방문객을 맞으려면 도시가 주는 인상과 시민 태도를 무시할 수 없다.

올해 〈부산일보〉는 지난 9월부터 ‘부산을 바꾸는 에티켓’ 보도를 지속해 개선이 필요한 다양한 부분을 짚었다. 도시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상실된 매너, 거칠거나 배려 없는 차량과 PM(개인형 이동장치) 운전 습관을 환기했다. 식당과 공연장 등 생활 공간에서 지켜야 할 선을 제시하고, 극단화된 정치에 필요한 문화까지 다시금 강조했다.

시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에티켓 향상이 필요하단 보도에 깊이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으로 터전을 옮긴 직장인 김 모(30) 씨는 “지하철 에티켓은 너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 탓인지 오히려 그동안 공론화가 잘 안 된 듯했다”며 “공공장소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려면 이어폰을 끼는 등 기본적인 매너가 지켜지는 부산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 공공기관도 캠페인에 나서며 에티켓 향상에 힘쓰는 모양새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18일부터 도시철도 1호선 열차 내부와 역사 승강장 등에 ‘도시철도 에티켓 홍보 영상’을 송출하기 시작했다. ‘신입사원 김교통의 출근길을 지켜주세요’란 제목으로 유튜브에도 공개한 이 영상에는 ‘가방은 앞으로’ ‘다리는 모으고’ ‘통화는 조용히’ ‘출입문 막지 않기!’ 등의 메시지를 담았다.

부산 도시철도 역사 내부에는 에티켓을 강조하는 포스터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초부터 ‘내리는 사람이 먼저, 출입문은 막지 않기!’ ‘대화·통화는 조용히, 영상은 이어폰 필수!’ 등을 담은 포스터를 지하철역 게시판 등에 붙여 뒀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도시철도에서 에티켓이 지켜져야 한다는 보도 내용에 공감해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영상과 포스터는 도시철도 내부뿐 아니라 승강장 행선 안내기와 대합실 통합 안내기, 광고판 등 곳곳에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해를 맞는 부산은 전반적인 에티켓 수준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통과를 절실히 추진하는 만큼 내년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교통은 내년에 부산 도시철도 개통 40주년을 맞고, 지난해 시내버스가 운행 60주년이라는 특별한 기점을 맞기도 했다.

정이 많은 부산에서 시민 에티켓 수준까지 높아진다면 도시는 한층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 문화 공간과 식당 등 각종 생활 터전에서 기본 에티켓을 지키고, 운전 습관부터 정치 참여까지 다양한 생활 방식에 긍정적 변화가 필요하다. 에티켓에 취약한 세대에 대한 교육 확대 등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 제시된다. 부산시를 포함한 더 많은 유관 기관에서 세심한 방안을 찾고, 시민들이 동참한다면 ‘부산을 바꾸는 에티켓’이 자리 잡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끝-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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