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40대, 아내와 운전자 바꿨다가 실토한 까닭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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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충돌 후 그대로 도주
운전석에 아내 앉히고 잡아떼
“CCTV 보겠다” 경찰 말에 ‘시인’

울산남부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울산남부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음주 운전으로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아내와 운전자를 바꿔치기 한 40대가 경찰 추적에 덜미를 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한글날인 지난 9일 새벽 2시께 울산시 남구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쳤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가해 차량이 인근 아파트로 도주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수색하다가 입구에서 시동을 켠 채 정차 중인 차 한 대를 발견했다. 사고 흔적이 역력했는데, 피해자가 말한 차종, 번호판 색깔과 같았다. 당시 차 운전석에는 A 씨 부인이, 조수석에는 A 씨가 타고 있었다. 사고 경위를 파악하던 경찰이 음주감지기로 검사하자 처음에는 두 사람 다 알코올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A 씨에게서 술 냄새를 맡은 경찰이 다른 음주감지기를 갖다 대자 A 씨에게서만 음주 정황이 확인됐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음주운전 여부를 추궁했지만, 남편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지하주차장 CCTV 등을 확인하려 하자 덜컥 겁이 난 A 씨가 그제야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A 씨가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로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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