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밀레니얼, 부모 세대보다 암 걸릴 확률 높다”
미국 암학회 “17종 발병률 증가”
비만·식단·수면 부족 원인 추정
X세대와 밀레니얼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암학회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34개 유형 암으로 진단받은 2350만 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 34종 가운데 17종의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에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출생)는 베이비붐세대(1950년대 중반~1960년대 초반 출생)보다 신장암, 췌장암, 소장암의 발병 위험이 배에서 세 배까지 높았다. 밀레니얼세대 여성은 베이비붐세대 여성보다 간암과 담관암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X세대(1960년대 중반~1970년대 후반 출생)는 갑상선암, 대장암, 신장암, 자궁암, 백혈병의 발병률이 이전 세대보다 높았고, 다른 주요 암의 발병 위험도 컸다.
유방암, 담낭암과 기타 담관 관련 암, 자궁암의 발병률은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고, 특히 젊은 세대에서 증가 속도가 빨랐다.
젊은 세대는 암 발병 위험은 더 커진 반면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안정화되거나 감소했다. 단 담낭암, 대장암, 고환암, 자궁암의 사망률과 젊은 여성의 간암 사망률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에서 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비만 증가, 포화 지방·붉은색 육류·초가공 식품·항생제 사용 등 건강에 해로운 식단으로 인한 미생물 군집의 변화, 수면 부족, 앉아서 보내는 생활 방식, 오염 물질과 발암성 화학물질 노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젊은 세대를 위한 암 예방 계획과 암 조기 발견을 위한 선별 검사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논문의 1저자인 아메딘 제말은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지난 수십 년간 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이룬 진전이 중단되거나 역전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암 검진이 대장암·자궁경부암·유방암·폐암 등 일부 암에 한정돼 시행되고, 젊은 세대가 연령 미달 등 이유로 검진을 받지 않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미국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9~2021년 미국 대장암 검진 대상자인 45~49세 1900만 명 가운데, 검사를 받은 사람은 400만 명에 불과했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암센터 소속 라쉬미 베르마 박사는 “젊은 사람들은 증상이 나타나도 암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