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의 문화시선] 예술가와 홍보 마인드
문화부 선임기자
‘이번 주에 뭐 볼까?’라는 부산 전시 콘텐츠를 온라인 〈부산닷컴〉에 정기적으로 연재한 지 7개월째이다. 지난 3월 시각예술 분야로 취재 파트를 옮기면서 다시 시작했고, 게재 건수나 분량을 대폭 늘리면서 제작에 상당한 품을 들이고 있다. 처음 이 코너를 재개할 때만 해도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50장 안팎이던 원고는 최근 150장으로 늘었다. 부산에도 많은 전시 공간이 생겼고, 전시 건수가 늘면서 〈부산일보〉 지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이를 보충할 심산이기도 했다. 세태 변화에 따라 종이 신문과 함께 온라인 독자도 껴안아야 하는 필요성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부산 전시’ 소식을 취합하면 할수록 고민이 커졌다. 매번 2~3일씩 걸려서 원고를 작성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과 예술가들의 ‘홍보 마인드’는 천차만별이구나 하는 점 때문이다. 앞서 2년 넘게 진행한 ‘부산 공연’ 소식을 전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에 쏟는 열정 못지않게 대중과 접점을 찾는 홍보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걸 느낄 때가 많아서다. 전시 기간은 겨우 1주일 남짓인데 개막 후에야 부랴부랴 자료를 보내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는가 하면 전시 리플렛이나 팸플릿을 온통 캡처해서 보도자료라고 보내기도 하고, 복사도 안 되는 PDF 파일 하나 달랑 보내 놓고 기사를 기다리는 경우엔 정말이지 대략난감이다.
물론, ‘부산 전시’에 실린 내용을 보고 전시장을 찾는 이들도 상당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단독 기사로 실리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일목요연한 전시 소식 모음이어서 꽤 유용한 정보라고 반기는 이들도 있다. 특히 신생 전시 공간이나 신진 예술인의 경우는 SNS와 언론 보도 양쪽으로 노출될 수 있어서 좋아하는 편이다.
재미난 것은, 대형 기획사나 갤러리, 유명 작가나 연주자가 레거시 미디어를 더 잘 활용하는 편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관련 자료나 이미지 전송은 물론이고, 작가 인터뷰나 취재 일정까지 사전에 치밀하게 조율하는 준비성을 보인다. 부산에 지점을 둔 대형 갤러리의 경우엔, 전시 오프닝 때마다 어떻게든 서울 언론인을 ‘모셔 오기’ 위해 애쓰는 것도 그 일환이다.
하물며 지역의 갤러리나 예술단체가 더 느슨하다는 게 안타깝다. SNS에 전시·공연 소식을 올리고, 우편 초대장 발송으로 홍보를 다 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북 치고 장구 치고, 혼자서 다해야 하는, 영세한 규모 탓으로 돌리면 할 말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홍보 마인드 부족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예술가도 본인 전시와 공연 홍보는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