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리위, 조병길 사상구청장 제명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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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정보로 재개발 주택 매입 의혹

속보=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3일 사전 정보를 취득해 재개발 주택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조병길(사진) 부산 사상구청장(부산일보 10월 28일 자 5면 보도 등)에 대해 중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직 구청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가 어렵게 되면서 사상구청장 자리를 둘러싼 판세가 요동칠 전망이다.

국민의힘 여상원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 당이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돈 문제에 대해 남이 볼 때 의심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며 “조 구청장을 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앞서 지난 2월 부부 공동 명의로 괘법1구역 주택을 매입했다. 이후 5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에 이어 지난달에는 추진위까지 구성됐다. 그의 주택이 포함된 재개발 구역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구청장의 지위를 이용해 사전에 재개발 정보를 입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제명 조처는 국민의힘이 당규를 통해 규정하고 있는 징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이 같은 조치를 확정하게 된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중징계를 결정한 것은 최근 국정감사 기간 중 결혼식을 치러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 그리고 부동산 설화, 갭투자 등으로 구설에 오른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 등 여권서 발생한 비위에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여 위원장은 “조 구청장이 투기 목적이 없고, 모든 사안은 주민들이 추진하고 구청장은 도장만 찍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소명했다”며 “그렇지만 본인이 아무리 청렴하다고 생각해도 주민들이 그렇게 보지 않으면 선출직은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 당이 지금 최 의원 등의 금전 문제로 공격하는데, 우리 손이 깨끗해야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구청장이 당적을 박탈 당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사상구청장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 구청장의 제명으로 무주공산이 된 국민의힘 내부 경쟁에서는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창석(사상2) 의원이 유력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고 장제원 전 의원의 측근 인사지만 현재 국민의힘 사상 당협위원장인 김대식 의원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9대 시의회에 처음 입성했지만 짧은 시간 정무는 물론 정책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김대식 의원이 이끄는 사상당협위원장 사무국장을 지낸 서복현 경남정보대 교수도 주목을 받는다. 그는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후보로 사상구의원으로 당선됐으며 4년 뒤에는 한나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하며 여야를 아우르는 정치력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제 3의 인물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경우 서태경 사상지역위원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인물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서 위원장은 지난해 사상구 지역위원장으로 당선된 이후 꾸준하게 지역에서 밭을 갈고 있으며 전방위적으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이에 지역 정치계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서 위원장의 구청장 출마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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