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가 매력을 느끼는 보수 정당”…장동혁의 구상은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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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당직 능력·화합형 인사, 당내 통합·정책 정당 방점
반면 대여 투쟁은 강경, 전한길 등도 외곽 우군으로 연대
이질적 두 집단 사이 고난도 ‘줄타기’…곧 파열음 관측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 기조와 관련해 ‘중도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정당’을 표방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의 가치에 충실한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면서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보수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도층 자체가 각종 변수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꿀 수 있는 가변적인 성향인 만큼, 보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정책적 유능함,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강력한 비판 등으로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전대 전까지 반탄(탄핵 반대) 입장에 서서 당내 찬탄 세력을 향해 ‘초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장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기존 노선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에 계파색이 옅은 중도·화합형 인사를 기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당내 ‘정책통’으로 인정 받지만, 친윤(친윤석열)계 구 주류와는 거리를 둬왔다. 정희용 사무총장 역시 옛친윤계로 분류되지만 계파 색깔이 약하고 소속 의원들과 두루 관계가 좋은 편이다. 두 사람의 중용은 대안 야당으로서 정책적 차별성과 내부 화합에 방점을 찍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대신 장 대표는 강한 대여 투쟁에서 ‘보수의 가치’를 구현하려는 모습이다. 화합형 당직 인선 역시 대여 투쟁을 위해서는 단일대오 구축이 선결과제라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효과적인 대여 투쟁을 위해 당 밖의 강성 지지층도 적극 껴안아야 한다는 게 장 대표의 생각으로 보인다. 그는 전한길 씨에 대해 “당 밖에서 싸우는 의병”이라고 표현했다. 당 내부서 우려했던 당직 기용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연대해야 할 우군이라는 점은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이질적인 두 집단 사이에서 장 대표의 ‘줄타기’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전 씨는 최근 “공천 청탁이 막 들어온다”며 당내 영향력을 은연 중 과시하는 모습이고, 강성 당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얼마 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장 대표를 지원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당직 인선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조만간 장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두고 내부 파열음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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