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망진산 봉수대 100여 년 만에 원형 복원…일반 공개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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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때 설치…일제강점기 훼손
모금 통해 재건했지만 재차 파손
고지도 고증·전문가 자문 거쳐

경남도 기념물 ‘진주 망진산 봉수대’가 복원 공사를 마치고 1일부터 일반에게 공개됐다. 김현우 기자 경남도 기념물 ‘진주 망진산 봉수대’가 복원 공사를 마치고 1일부터 일반에게 공개됐다. 김현우 기자

지난 2022년 집중호우로 파손되면서 복원 공사에 들어간 진주시 망진산 봉수대가 조선 시대 당시 위치에서 원형으로 복원됐다.

2일 진주시에 따르면 경남도 기념물 ‘진주 망진산 봉수대’가 복원 공사를 마치고 1일부터 일반에게 공개됐다. 공사에 착수한 지 약 3년 만이다. 조규일 진주시장과 진주시의회 의원,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원 등은 1일 봉수대를 찾아 복원 현장을 점검하고 역사적 가치 계승과 문화유산 보존 의미를 되새겼다.

진주 망진산 봉수대 복원은 극적인 과정을 거쳤다. 진주 8경 중 제5경인 망진산 봉수대는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로 적의 침략을 알리는 통신수단이다. 조선시대 제2직봉의 간봉 9선 중 내지봉수의 시작점으로서 남해군 금산·사천시 안점의 봉수를 받아 진주시 광제산 봉수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1894년 동학농민항쟁과 1919년 3·1운동 때도 사용해 역사적인 의미도 적지 않다.

망진산 봉수대는 조선 초기에 조성돼 후기인 1895년(고종 32)까지 운영됐는데, 일제강점기 때 완전히 훼손됐다. 봉수대가 다시 모습을 되찾은 건 약 80년 뒤다. 지난 1995년 사단법인 진주문화사랑모임에서 100년 만에 망진산 봉화제를 올렸으며 모금 운동을 통해 이듬해 1996년 8월 15일 망진산 봉수대를 복원했다. 당시 진주 시민 2000여 명이 동참해 6500여 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특히 통일 염원을 담아 백두산 돌과 한라산 돌, 지리산 돌, 독도의 돌, 진주의 월아산 돌을 모아 기단에 두기도 했다.

진주시는 고지도와 전문가 고증 등을 거쳐 봉수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복원을 추진했다. 김현우 기자 진주시는 고지도와 전문가 고증 등을 거쳐 봉수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복원을 추진했다. 김현우 기자

하지만 당시 망진산 봉수대는 원래 위치에 대한 발굴 조사나 고증 등을 거치지 않아 옛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지는 못했다. 특히 원래 5기의 봉수가 있었지만 복원된 건 단 1기에 불과했다. 여기에 기껏 복원한 1기도 2022년 7월 집중호우 때 하단부가 무너져 내리는 등 또다시 부침을 겪었다.

이에 진주시는 봉수대의 복원을 위해 고지도를 통해 정확한 위치 파악에 나섰고 이에 기초해 유적 시굴 조사를 벌였다. 이어 현장에서 봉수대 연대(煙臺)로 추정되는 석축 일부를 포함한 유구를 확인했고, 11억 원을 투입해 원형 정비·복원 계획 수립에 나섰다. 특히 발굴 조사 결과, 봉수 시설물들이 양호하고 조선시대 봉수 구조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 학술적 자료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해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되는 경사도 맞았다.

진주시는 정밀한 복원을 위해 봉수대 시범시축에 나섰으며, 지난 7월 문화재 자문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시축을 허물고 새로 짓는 과정도 거쳤다.

한 자문위원은 “조선시대 5개 연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봉수가 전국 600여 개 가운데 하나도 없다. 그렇다 보니 문헌 기록을 통해서 복원할 수밖에 없었다. 시범시축을 하다 보니 고증된 설계보다 봉수대 규모가 컸다. 또한 인위적인 느낌도 굉장히 강하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시범시축을 허물고 새로 짓는 과정을 통해 최대한 당시 모습을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복원 사업을 통해 봉수대는 역사적 원형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망경비거 테마공원과 전통문화체험관을 연계한 새로운 관광자원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규일 시장은 “망진산 봉수대는 단순한 복원이 아닌, 진주 시민이 함께 세워진 봉수대가 마침내 제자리를 되찾은 뜻깊은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통해 미래 세대에 진주의 가치를 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규일 진주시장과 진주시의회 의원,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원 등은 1일 봉수대를 찾아 복원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진주시 제공 조규일 진주시장과 진주시의회 의원,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원 등은 1일 봉수대를 찾아 복원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진주시 제공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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