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경남 해역 적조 확산… 출하 앞둔 어류 30만 마리 떼죽음
남해·하동 7억 2000만 원 피해
지난해엔 고수온 대규모 폐사
살포 황토만 5700t… 방제 총력
6년 만에 경남 해역에 유해성 적조가 확산하면서 어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1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남해·하동 지역 양식장에서 폐사한 양식 어류는 26개 어가·30만 마리 수준이다. 참돔과 감성돔, 넙치 등으로 피해는 7억 20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폐사 물고기 대부분이 출하를 앞두고 있어 어민들의 허탈감은 더 크다.
남해군의 한 어민은 “지금 참돔 성체 1마리 무게가 1kg 이상이다. kg당 1만 5000원만 잡아도 많게는 수억 원 대 피해다. 정말 애지중지 키웠고 이제 출하만 하면 되는데 적조 피해를 보았다”며 한탄했다.
경남권 최대 어류 양식장 밀집 지역인 통영시와 거제시, 고성군에서는 아직 공식 피해 신고는 없다. 그러나 일부 해역에서 적조 피해로 추정되는 소량 폐사가 확인되는 중이다. 거제 율포와 일운면 연안에서 능성어와 고등어, 통영 만지도 해역에선 참돔 폐사체 수십 마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남 연안에서 발생한 적조는 ‘코클로디니움’이다. 지난달 26일 첫 적조 특보 발령 이후 5일 만에 일부 해역에서 유해적조 농도가 바닷물 1mL당 최대 4050개체까지 급증한 상태다. 적조가 대량 번식하면 바닷속 산소 고갈로 이어진다. 조류가 물고기 아가미에 들러붙으면서 세포 손상 등을 일으켜 폐사가 발생하는 원리다. 경남에선 양식 어류 200여 만 마리가 폐사하고 36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2019년 이후 6년 만에 창궐한 적조다.
남해군의 또 다른 한 어민은 “작년 고수온 때문에 조피볼락이 떼죽음을 당했다. 30년 가까이 양식업을 하면서 2년 연속 떼죽음은 처음이다. 정부 기조에 따라 양식업을 확장했는데 자연재해가 반복되면 모든 피해를 어민이 떠안게 된다. 정부가 감척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해군과 하동군은 방제선과 굴삭기, 덤프 등을 총동원해 방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살포된 황토의 양만 5700t에 달한다. 남해군 관계자는 “현재 황토 살포를 중심으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 어민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주가 올해 적조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 코클로디니움은 23~25도의 수온에서 가장 잘 번식하는데, 현재 해수 온도가 25도 안팎이다. 다만 수심 4m 이상 저층 수온이 18도 안팎을 유지하면서 당장 적조 확산은 더딘 상태다. 그런데 오락가락하는 호우에 표층과 저층 간 수온 편차가 줄어들고 육지 영양염류 공급이 활발해지면 적조도 빠르게 세력을 불릴 공산이 크다.
서남해수수협 김성훈 조합장은 “통영과 거제는 적조가 수심 2m 미만 표층에 머물면서 아직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면서도 “잦은 비에 바닷물까지 섞이면 주춤하던 적조가 갑자기 확 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