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무솔리니 증손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1부리그 데뷔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증손자인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22)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1부리그)에 데뷔했다.
2003년생인 로마노 플로리아니는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유소년팀을 거쳐 이날 세리에A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2023-2024시즌에는 3부 리그(세리에C) 소속이던 델피노 페스카라, 2024-2025시즌에는 2부 리그(세리에B) 유베 스타비아에서 임대 선수로 뛰었다.
그러고 나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리에A 승격팀 크레모네세로 다시 임대됐다.
오른쪽 풀백인 로마노 플로리아니는 크레모네세가 AC밀란을 2-1로 누른 세리에A 시즌 개막전에도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승격팀임에도 크레모네세는 이날 승리로 개막 2연승과 함께 선두로 나섰다.
영국 방송 BBC는 경기 후 "너무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나는 늘 세리에A 데뷔를 꿈꿔와서 오늘 밤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는 로마노 플로리아니의 소감을 전했다.
한편, 로마노 플로리아니는 출신 배경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그의 증조부가 베니토 무솔리니이기 때문이다.
군인 출신으로 이탈리아를 독재 통치한 베니토 무솔리니는 파시즘의 창시자로, 아돌프 히틀러가 이끈 나치 독일을 비롯해 일본 등과 손잡고 2차 세계대전을 벌였다가 1945년 연합군에 패하며 처형당했다.
로마노 플로리아니가 지난해 12월 유베 스타비아 유니폼을 입고 체세나와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렸을 때 일부 홈 팬들이 무솔리니의 이름을 외치며 손바닥을 아래로 하고 오른팔을 곧게 뻗는 파시스트식 경례를 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구단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로마노 플로리아니는 크레모네세에 입단할 때 "축구하기 위해 왔다"면서 "나의 성(무솔리니)은 나보다 다른 사람에게 더 거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마노 플로리아니는 크레모네세에서 등번호 '22'와 '로마노'라는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뛴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