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악취로 집에서도 마스크 끼는 경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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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관절염·피부염 등 앓다
온몸 붓는 루프스 진단 ‘막막’
반지하 곰팡이·오물 냄새 지독
친구는 보증금 계속 반환 요구

연일 폭염으로 더운 날씨에 경란(가명·71) 씨는 집에서 선풍기에 의지하며 더위를 식혀보려 합니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낀 데다 몸에서는 땀이 그칠 줄을 모릅니다.

일곱 남매의 장녀로 태어난 경란 씨는 동생들을 키우고 살림하느라 학교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20살도 되기 전 아버지의 중매로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살림을 잘하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줄 알았지만, 일용직이던 남편은 술만 먹으면 경란 씨를 괴롭혔습니다. 산후 몸조리를 제대로 못 했는지 시름시름 앓게 되니, 남편은 경란 씨가 신병에 걸렸다고 이혼을 요구하며 맨몸으로 내쫓았습니다. 갈 곳이 없던 그녀는 혼자 살던 친구의 집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친구는 결혼해 그 집을 나왔고, 당장 갈 곳이 없는 경란 씨는 친구 돈으로 보증금을 건 그 방에 살면서 홀로서기를 하려 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몸에 열이 나고 관절이 너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약국에서 파스를 사서 붙이고 약도 먹어봤지만, 견딜 수가 없어서 병원에 다니다 보니 관절염, 갑상선염,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 요통, 당뇨, 고지혈증 등 병의 가짓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2023년 5월 메스꺼움을 동반한 하혈과 코피가 멈추지 않아 큰 병원을 찾았더니 루프스를 진단받았습니다. 온몸은 붓고, 붓기는 빠지지가 않습니다. 얼굴을 포함한 온몸의 피부가 빨갛게 변해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병원 가기 바쁘고 집에 오면 쓰러지듯 잠을 청합니다. 손가락도 부어 굽혀지지 않아 밥을 해 먹기조차 힘든 날도 수두룩합니다.

가족도 저버린 나를 도와주던 친구는 집의 보증금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가 옵니다. 반지하인 집은 채광이 없고 여름에는 곰팡이가 피어 마스크 없이는 기침이 나서 살 수가 없습니다.

겨울에는 수도가 꽁꽁 얼어 물도 나오지 않습니다. 변기 물도 내려가지 않아 집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오물 냄새를 견딥니다. 설거지도 할 수 없어 일회용 접시를 몇 번이고 쓰고 물티슈로 겨우 세수합니다. 이사할 돈을 모아야 하지만 몸이 아파 수급비로 근근이 생활할 뿐입니다.

경란 씨는 어릴 때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글자를 스스로 깨쳤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상황이 계속 악화만 되는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싶어 합니다. 경란 씨는 곰팡이가 없고 습하지 않은 곳에서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청하고 싶습니다. 면역성 질환과 만성 질환을 앓는 경란 씨가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랍니다.

△북구청 복지정책과 안은희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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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5일 자 세희 할머니

지난 15일 자 ‘알츠하이머 진단 받은 세희 할머니’ 사연에 51명이 183만 3380원을, BNK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새 보금자리 보증금과 살림살이 마련에 쓸 예정입니다.

믿고 의지하던 동생의 사망 후 모든 게 막막했는데, 따뜻한 후원자들 덕분에 할머니는 한결 밝아졌습니다. 여러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고맙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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