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알츠하이머 진단 받은 세희 할머니
건강 악화 동생 세상 떠났지만
치매 걸려 사망 사실 기억 못해
동생 소유 집에서도 쫓겨날 판
기초수급자로 갈 곳 없어 막막
세희(가명·77) 할머니는 텃밭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건강에 좋다는 채소 농사를 짓습니다. 세희 할머니는 아픈 동생이 애달파서 항상 걱정입니다. 방풍나물, 가지나물, 부지깽이나물, 민들레 등을 정성스럽게 키워 다듬고 삶고 말리기를 반복합니다. 와송이 암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해와 화분에도 옮겨 심었습니다. 다듬은 나물은 택배 상자에 넣어 서울에 사는 동생 집으로 보냅니다. 동생이 얼른 나아서 건강을 되찾길 하루하루 기도합니다.
세희 할머니는 얼마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아 약을 먹고 있습니다. 동생이 잠시 할머니 집에 왔을 때도 방금 식사를 했는데도 배가 고프다며 밥을 먹고 또 먹고, 했던 질문을 하고 또 하다 동생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다시는 동생과 상종하지 않겠다며 다짐해놓고 오늘도 동생의 건강에 좋다는 야생화와 풀을 다듬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희 할머니의 동생은 건강 악화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동생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저 아픈 동생이 낫길 바라며 계속 텃밭에서 여러 나물과 식물을 가꿉니다. 동생의 사망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거부하는 걸까요? 아니면 알츠하이머로 할머니 머릿속의 지우개가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을 지워버린 걸까요?
설상가상으로 할머니가 살고 있는 작은 집마저 내놔야 하는 상황이 닥쳤습니다. 결혼하지 않아 미혼인 할머니가 유일하게 의지하고 믿는 사람은 동생이 유일했습니다. 할머니의 집은 동생 소유인데, 동생이 아플 때 집을 담보로 은행에 돈을 빌려 치료한 터라, 동생이 세상을 떠난 지금은 조카가 집을 팔아 빚을 갚아야 한답니다.
세희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돈이 없습니다. 어제의 기억도 지워져 희미해진 기억을 붙잡고 겨우 살아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고 있던 집까지 내주고 이사를 해야 하는 어려움에 부닥친 것입니다.
기억이 잠깐 돌아오면, 동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그러고는 이사에 대한 걱정으로 삶의 의욕이 떨어집니다. “나도 동생이 있는 곳으로 빨리 가고 싶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습니다.
할머니의 마음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합니다. 월세 집이라도 구해서 다른 집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돈이 없어 막막하기만 합니다. 뿌연 안갯속에 길을 잃어 정처 없이 걷는 기분이라며 우울해합니다. 요즘 할머니는 당장 길바닥에 나앉아야 한다며 깊은 한숨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세희 할머니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워져 가는 기억 속에 집과 이사 걱정만큼은 없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장안읍사무소 김영숙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일 자 영희 씨
지난 1일 자 ‘휴대폰 개통조차 못하는 영희 씨’ 사연에 67명이 후원금 257만 4260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15만 7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밀린 월세를 갚는 데 일부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을 위한 보증금과 아이 교육비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영희 씨는 “남편과 사별 후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많은 분들이 저희 가족을 위해 도움을 주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