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오기 전 한남 관저 인근서도 분신 시도하다 경찰에 저지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부근에서 남성 1명이 분신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소방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부근에서 남성 1명이 분신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소방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부근에서 분신한 50대 남성이 앞서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도 분신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A(59) 씨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지난 15일 오전 6시께 관저 인근 한남초 부근에서 옷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다 경찰 기동대에 의해 저지됐다. 인근 파출소에 인계된 A 씨는 왜 불을 붙이려 했냐는 질문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체포를 안 하는데 왜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려고 하나.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에서 상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한남초 인근에 주차된 A 씨의 차 내부에 인화성 물질이 있는지 점검했으나 발견하지 못했고 그를 귀가 조처했다.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전날 오전부터 사고가 발생한 늦은 밤까지 A 씨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A 씨는 이날 오후 8시 5분쯤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인근 녹지에서 가연성 물질을 이용해 분신했다. A 씨가 분신한 곳은 공수처와 직선으로 300여ｍ 떨어진 곳이다. 그가 분신을 시도하자 '펑'하는 폭발음이 발생하면서 불길이 일었고, 주변 나무 등에까지 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변에 있던 경찰관이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껐지만, A 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소방대원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이틀째 의식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CCTV 및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A 씨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으며, 가족들을 상대로 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며 "집회 참석 여부 등 구체적인 부분은 답변할 수 없다"고 연합뉴스 측에 밝혔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