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주연 영화 ‘댄싱퀸’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영화 ‘댄싱퀸’이 뮤지컬로 재탄생한다.10일 CJ ENM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개봉한 영화 ‘댄싱퀸’을 창작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기획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뮤지컬 기획과 제작에는 연출가 겸 안무가 제리 미첼을 비롯해 작곡가 헬렌 박, 조민형 작가, 원미솔 음악감독 등이 참여한다.제리 미첼은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어워즈에서 6관왕에 오른 뮤지컬 ‘킹키부츠’를 비롯해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을 선보인 브로드웨이 대표 연출가다. 음악에는 뮤지컬 ‘케이팝’으로 아시아계 여성 최초 토니어워즈 작곡상 후보에 오른 한국 출신의 뉴욕 기반 작곡가 헬렌 박이 함께 한다. 대본은 한국 창작 뮤지컬 ‘렛미플라이’ ‘차미’ ‘명동로망스’ 등을 쓴 조민형 작가가 집필한다.CJ ENM의 뮤지컬 글로벌 사업 역량도 이번 뮤지컬 제작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브로드웨이 42번가’ ‘비틀쥬스’ ‘시라노’ 등 다양한 라이선스 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하고, ‘물랑루즈!’ ‘킹키부츠’ ‘보디가드’ ‘빅피쉬’ 등을 공동 프로듀싱하는 등 뮤지컬 사업을 진행해왔다.영화 ‘댄싱퀸’은 ‘신촌 마돈나’로 활약했던 정화가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남편의 아내이자, 댄싱퀸즈 리더로 살아가는 이중생활을 유쾌하게 담아내 호평을 얻었다. 뮤지컬 ‘댄싱퀸’은 원작의 ‘꿈에는 유통기한이 없다’는 주제를 바탕으로, 다시 꿈꾸기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오는 2027년 한국 공연 개막을 목표로 한다.
함께 뛰는 즐거움, 무더위도 날린다
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도심을 달구고 있지만 러닝(달리기) 열풍은 주춤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위가 가시지 않은 초저녁에도 달리며 땀 흘리는 시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달리기는 단순 유행이 아닌 일상 생활 스포츠로 자리잡으면서 국민 운동으로 성장하고 있다. □데이터로 입증된 ‘국민 운동’ 달리기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말 조사결과 지난 1년간 조깅이나 달리기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2021년 23%에서 2023년 현재 32%에 이른다. 국내 달리기 인구만 1000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처럼 달리기 열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달리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 수많은 데이터로 입증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하버드대는 5만 5000명을 대상으로 15년간 장기 추적한 결과 한 주에 50분 이하로 달려도 심혈관·전체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췄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달리기는 고혈압을 비롯해 고지혈증, 제2형 당뇨, 비만 등을 예방·개선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불안을 완화한다. 일명 ‘러너스 하이’를 통한 엔도르핀, 엔도카나비노이드 등의 분비로 행복감을 느끼고 기분을 개선하는 효과도 거둔다. 복부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며, 근육과 뼈를 강화해 골밀도를 높이고 스포츠 관련 부상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들어서는 ‘느리게 달리기’로 변주되기도 한다. 느리게 달리기는 일본 후쿠오카대 다나카 히로아키 교수가 창안한 저강도 유산소 운동으로, 편안히 숨 쉬며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인 시속 6~7km 정도로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걷기와 달리기의 중간 정도인 ‘대화가 가능한 페이스’인 셈이다. 관절에 부담을 줄어들고, 지구력 훈련에 적합한 형태여서 부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심장 기능과 지구력이 향상되고 피로도도 낮다. 보행보다 근육 활동량이 높아 하체·코어 근육 강화에 효과적이며, 특히 70세 이상 노년층에서 근지구력 증가, 지방 감소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달리며 건강 챙겨요” 이처럼 달리기 열풍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달리기 모임이 속속 조직되고 있다. 인제대해운대백병원 달리기 동호회 ‘해백런런’이 한 예다. 해백런런은 지난 3월 병원 대외교류처에서 근무 중인 이동엽(43) 씨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점심 자리에서 “우리도 뛰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동호회가 꾸려졌다. 축구, 스키, 수영 등 다른 운동과 달리 진입 장벽이 낮고 별다른 장비 없이 언제 어디서든 뛸 수 있어 참여도가 높았다. “부산은 러닝 도시”라고 입을 모은 이들은 각각의 집 근처는 물론 직장 근처인 동백섬, 미포송정 구간 등을 달리기 코스로 활용 중이다. 3~4명씩 소규모를 이루거나 개인 일정에 따라 자유롭게 달리지만, 주 1회 단합 달리기를 통해 ‘함께 달리는 즐거움’을 공유한다. 달리기 인증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이들은 달리기를 통해 삶의 변화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엽 씨는 “주말부부가 되면서 퇴근 후 자유시간이 늘자 건강하게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던 중 달리기를 시작했다”며 “달리기를 하다보니 술 약속이 자연스럽게 줄고 식단도 조절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병훈(32) 씨는 “체중 감량을 위해 일주일에 최소 2번 10km 정도를 달리는데 확실히 살이 많이 빠졌다”며 “여러 직급의 동료들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김승수(35) 씨는 주 5일 10km씩 달리면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다고 했다. 김 씨는 “육아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버거웠는데, 달리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체력도 좋아졌다”며 “아이들과 잘 놀아주게 되면서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게 됐다”고 웃음지었다. □식단 조절 등 뒷받침돼야 달리기 인구 1000만 시대라고는 하지만 막상 달리는 게 어려운 사람들도 많다. 20년간 꾸준히 달리기를 실천해 온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응급의료센터 박하영 센터장은 우선 빠르게 걸어볼 것을 조언했다. 땀이 날 정도의 빠르게 걷기가 익숙해지면 느리게 달리기를 거쳐 달리기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처음부터 10km를 달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도 좋다. 박 센터장은 “남성의 경우 1시간에 10km를 달린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1시간 반에 10km를 달린다고 생각하고 속도를 조금씩 올려가는 것도 달리기에 익숙해지는 좋은 방법”이라고 권유했다. 식단 조절은 필수다. 달리기 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가볍게 먹으면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달리기를 끝낸 뒤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달리고 난 뒤에는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지만 먹고 싶다면 닭가슴살이나 계란 등의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폭식과 음주는 절대 금물이다. 달릴 때 무릎 통증이 느껴진다면 체중이 적정 수준을 벗어나서일 수도 있다. 달려서 무릎이 아픈 게 아니라 몸무게가 무릎 통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살을 천천히 빼면서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거리와 속도로 달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 “달리는 사람은 젊다”는 박 센터장은 “달리기는 개인 의지가 중요한 운동인 만큼 꾸준한 습관과 절제된 생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서 슬로 조깅 즐겨보세요”
부산에서 다함께 슬로 조깅(느리게 달리기)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슬로우조깅코리아(한국슬로우조깅협회)는 12~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5 인터내셔널 키스포츠페스티벌 부산’’에서 현장 실습 코스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키스포츠페스티벌은 엘리트 선수부터 일반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멀티 스포츠 이벤트로, 운동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경기가 펼쳐진다. 부산에서 열리는 것은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다. 느리게 달리기는 일본 후쿠오카대 고 다나카 히로아키 교수가 창안한 저강도 유산소 운동으로, 편안히 숨 쉬며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속도(시속 6~7km)로 달린다. 달리기보다 관절에 부담이 줄어 부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고, 보행보다 근육 활동량이 높아 하체·코어 근육 강화에 효과적인 것이 특징이다. 부산에선 슬로우조깅코리아 정라혜 대표가 중심에 섰다. 정 대표는 1년 간 일본을 오가며 다나카 교수로부터 직접 원리와 방법 등을 전수 받은 뒤 2016년 협회를 설립하고 한일 협약식도 맺었다. 무료 교실을 열고 지도자를 양성하는 등 10년 가까이 느리게 달리기 보급에 앞장섰으며, 지금은 전국구로 활약 중이다. 슬로우조깅코리아는 벡스코 제2전시장 4층홀에 3km 실습 코스를 마련해 느리게 달리기를 체험하도록 도와준다. 체험 코스를 통해 착지법,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스트레칭, 슬로 조깅 효과 등도 적극 공유한다. 정 대표는 “슬로 조깅은 특별한 장비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100세 시대를 맞은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운동”이라며 “현장에서 보다 많은 분들이 슬로 조깅을 접하고, 향후 슬로 조깅이 국민 운동으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부산 출신 미디어·플랫폼 전문가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최휘영 현 놀유니버스 대표이사를 지명했다. 1964년생인 최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경성고등학교, 서강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연합뉴스, YTN 기자로 활동한 뒤 NHN 대표이사, 인터파크트리플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콘텐츠 스타트업 놀유니버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최 후보자는 언론, IT 플랫폼, 콘텐츠 산업을 모두 경험한 문화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 후보자는 기자와 온라인 포털 대표, 여행 플랫폼 창업자 등 다양한 분야 경력과 경험을 보유한 분"이라며 "민간 출신의 전문성과 참신성을 기반으로 K컬처 시장 300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구상을 현실로 만들 문화체육관광분야의 새로운 CEO"라고 말했다. 이번 지명으로 이재명 정부 내각에는 중기부 장관 후보자인 한성숙 전 네이버 고문을 비롯해 다수의 기업 출신 실무자들이 자리를 채우게 됐다. 최 후보자, 한 후보자 외에도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훈 LG 인공지능(AI) 연구원 원장, 산자부 장관 후보자인 김정관 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마케팅부문장) 등이 현직 기업 임원 출신 인사다. △1964년생 △부산 △경성고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연합뉴스, YTN 기자 △NHN 대표이사 △인터파크트리플 대표이사△현 놀유니버스 대표이사
부산에서 요즘 가장 ‘핫’한 포토존은 여기…광안리 카카오 캐릭터존
찌는 듯한 더위에도 얼굴 찌푸리는 사람 하나 없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밝은 표정으로 신난 사람들만 가득한 곳, 바로 광안리 해변에 조성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존이다. 지난 5일부터 광안리해변 유니버셜 데크로드 앞에 조성된 ‘프렌즈투어 IN 광안리’ 캐릭터존에는 ‘라이언’ ‘춘식이’ ‘어피치’ ‘튜브’ 등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부산에 카카오 프렌즈가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광화문 ‘라춘도 쬬비치’ ‘라춘 복 배달 in 도산공원’ ‘라춘 봄 배달 in 양재천’ 등 서울 랜드마크 곳곳에서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프렌즈투어 IN 광안리’ 대형 포토존은 수영구와 카카오가 협업해 조성했고, 구청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높이 6.5m에 달하는 ‘라이언’과 ‘춘식이’ 애드벌룬이다. 이들 대형 벌룬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만나볼 수 있다. 두 메인 캐릭터 외에도 ‘패들보드 타는 춘식이’ ‘프렌즈 모래성’ ‘광안리로 휴가 온 프렌즈’ 등 여름 휴가 콘셉트를 살린 조형물들 역시 인기 포토존이다. 9일 오전부터 낮까지 포토존 일대엔 기념 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포토존은 전연령층에게 사랑을 받았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지만, 성인 방문객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 찍기에 몰두했다. 어르신들도 즐거운 한때를 보냈고, 혼자 여행을 온 듯한 ‘혼행’족들은 ‘셀카’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캐릭터존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였다. 이날 오전에도 중화권, 북미,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기념 사진을 남겼다. 덕분에 캐릭터존 인근에선 다소 이국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광안리 해변 일대는 늦은 오후에 인산인해를 이룬다. 캐릭터존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여유롭게 사진을 촬영하려면 오전 11시 전후나 낮 시간대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프렌즈투어 IN 광안리’ 캐릭터존은 광안리 해수욕장 개장 기간인 8월 31일까지 운영한다.
동구 밀해담...여름 보양의 정성을 담은 프리미엄 밀면 반상
“여름! 여름! 여름! 여름! 아아아아아아아 여름이다.” 불쾌지수가 폭발하는 요즘, 집 밖을 나서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른다. 3n년을 살아오며 이렇게 더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더위에 지쳐 불타오른 속을, 차가운 음식으로 잠시나마 진정시켜 본다. 부산 사람들의 여름 소울푸드 밀면! 개인적으로는 밀면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들른 ‘밀해담’은 조금 달랐다. 부산의 난다 긴다 하는 밀면집들을 뒤로하고 <부산온나> 취재팀이 이곳을 찾았다. 회사가 부산역 근처이다 보니 점심시간마다 종종 이곳을 찾곤 하는데, 그때마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고급스러운 외관의 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식당 이름을 검색해 지도에 ‘찜’해놓고 방문해야지 했던 곳이 바로 밀해담이다. 12시 점심시간에 맞춰 찾았더니 매장 안은 이미 손님들로 문전성시. 무더운 날씨에도 웨이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밀면의 가장 큰 장점은 회전율이 빠르다는 것. 자리가 났다는 안내에 냉큼 착석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1층은 2인석과 4인석 위주, 2층은 단체 손님이 이용하기 좋게 조성됐다. 밀면집의 첫인상은 온육수가 좌우한다고 생각하는 바. 이곳의 온육수는 조미료 맛이 두드러지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했다. 이쯤 되니 밀면 맛이 궁금해진다. 이날은 밀면 반상과 골동밀면, 신발원 고기만두 탕반을 주문했다. 밀면 반상은 밀면을 중심으로 한우 암소 불고기, 카프레제 샐러드, 카다이프 새우튀김, 당근 라페, 저당 수제 팥양갱, 배 요거트 셔벗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메뉴다. 가격은 1만 8000원으로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양한 구성과 푸짐한 양 덕분에 여름철 잃기 쉬운 입맛을 되살리고 지친 몸의 에너지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반상 메뉴는 점심과 저녁 각각 20세트 한정으로 판매된다. 빠른 자만이 반상 메뉴를 차지할 수 있다. 밀해담 황미 대표는 “반상 메뉴는 퀄리티 유지를 위해 한정 수량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점심 반상은 12시 전에 마감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저녁 반상 가격은 2만 3000원이다. 점심 저녁 메뉴 구성에 약간 차이가 있으니 참고할 것. 골동밀면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즐겨 먹던 면 요리 ‘골동면’을 밀해담 스타일로 재해석한 메뉴다. 최근 인기를 끄는 들기름 국수와 유사한 맛이지만 국산 통 들깨, 당근, 오이무침, 표고버섯볶음 등을 곁들여 고소한 맛은 유지하되 느끼함 없이 산뜻하게 즐길 수 있다. 기자는 이날 골동밀면을 가장 맛있게 먹었다. 비빔면 특성상 면끼리 쉽게 붙고 금세 붇기에 가장 먼저 먹기를 추천한다. 그래야 골동밀면의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밀면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팁을 주자면 바로 다시마 식초다. 밀면과 골동밀면 모두 다시마 식초를 뿌려 먹으면 감칠맛이 한층 살아나 맛이 배로 올라간다. 골동밀면은 꼭 다시마 식초와 함께 먹길 추천한다. 신발원 고기만두 탕반은 기존에 있던 만둣국을 리뉴얼해 7월 둘째 주부터 새롭게 선보였다. 더 나은 맛을 위해 기성품 대신 부산의 유명 만둣집 ‘신발원’의 만두를 공수해 사용한다. 만둣국의 특징은 국물에 별도의 간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샤오롱바오처럼 속에 간이 배인 신발원의 고기만두를 반으로 갈라 국물에 풀면 자연스럽게 간이 맞춰진다. 조미료 없이도 담백하면서 감칠맛 나는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여름철에는 만두 보관이 어려워 한정 수량만 판매된다. 겨울에는 상시 판매될 예정이니, 밀해담과 신발원 두 곳의 시그니처를 한 번에 맛보고 싶다면 이 만둣국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황 대표는 “메뉴 개발을 위해 여러 만둣집의 만두를 시식해 봤지만 신발원이 단연 최고였다. 직원들도 신발원 만두를 맛본 뒤 ‘여기 아니면 안 되겠다’고 입을 모았을 정도”라며 “신발원, 복순도가와 콜라보를 하는데 이처럼 지역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한 상생 마케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가지 메뉴를 맛본 후 느낀 점은 모든 음식이 정갈하고 깔끔하다는 것. 면은 자가제면으로 만들어지며, 듀럼밀을 첨가해 건강도 신경 썼다. 일반 밀면집에 비해 가격대가 높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사용된 재료와 정성, 완성도 높은 맛을 고려하면 납득이 간다. 물론 맛에 대한 평가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부산역 인근에 있어 외국인 방문객도 많은 만큼, 메뉴판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설명이 함께 표기돼 있어 편의성도 높다. 부산역 근처에서 밀면집을 찾고 있거나, 밀면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고려해 볼 만하다. 글·사진=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가격 물밀면/비빔밀면 9000원, 골동밀면 1만 3000원, 밀면 반상 1만 8000원. 신발원 고기만두 탕반 1만 3000원. 위치 부산 동구 중앙대로221번길 1 #부산맛집 #부산온나 #부산밀면
스토리 따라 천차만별 경주 박물관 피서
초중고 여름방학이 눈앞에 다가왔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시달리는 어린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업에 앞서 시원한 휴식이다. 방학을 앞두고 부산에서 가까운 경북 경주시에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폭염 속에서 야외 여행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다행히 이번 여행의 포인트는 실내 민간박물관이다. ■세계자동차박물관 뜨거운 햇빛을 피하려고 주차장 나무 그늘 아래에 차를 세우고 불과 30여m를 걸었는데도 온몸은 불덩이처럼 화끈거린다. 얼른 세계자동차박물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뜻밖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실제로 타고 다녔다는 검은색 벤츠 자동차다. 종류만 똑같은 게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설명문을 읽어보니 그가 직접 이용한 1987년산 ‘벤츠 560’이 맞는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이 자동차도 매물로 나왔는데 경주 출신 기업가가 사들여 세계자동차박물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귀여운 빨간색 자동차가 나란히 서 있다. 그리스어로 ‘작고 예쁘다’는 뜻인 ‘칼리스타’다. 영국 팬더가 생산하던 차였는데 팬더가 1987년 쌍용자동차에 넘어가면서 이 자동차도 쌍용에서 만들게 됐다. 어두운 역사를 상징하는 전 전 대통령의 검은색 벤츠 옆에 선 칼리스타는 밝고 활기찬 민주화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여 이색적이다. 세계자동차박물관은 8년 전인 2017년 개관한 비교적 젊은 시설이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부터 클래식 자동차를 거쳐 경주용 자동차,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인 포니에 이르기까지 100여 대의 자동차를 볼 수 있어 어린이, 학생은 물론 성인 남성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박물관 1층은 클래식 자동차 전시공간이다. 마차처럼 보이는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전시실로 들어오는 관람객을 반갑게 맞는다. 설명문 중에 ‘말 없이 달리는 마차’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이 자동차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두 발로 바퀴를 돌려야 달릴 수 있을 것 같거나, 제대로 달릴 수 있을지 의문까지 드는 모습이지만 자동차 역사에 전환점을 이룬 차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다시 한 번 눈길이 간다. ‘페이턴트 모터바겐’ 외에도 생전 처음 보는 초창기 자동차는 한두 대가 아니다. 1913년 미국 험프모빌에서 만든 ‘험포모빌20’, 쉐보레에서 생산한 ‘H3(1915년)’와 ‘슈페리어V’(1926년), 포드의 1929년 제품 ’모델A’ 등이 나란히 줄지어 선 모습은 황홀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눈은 더 휘둥그레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벤츠의 ‘540K 바론’과 부가티의 ‘부가티 57’의 위용에 눈이 부시지 않을 수 없다. 부가티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가장 아름다운 차’로 불린 자동차였는데 명성만큼이나 외관이 아름답다. 바론은 아돌프 히틀러가 “가장 사랑하는 자동차”라고 했을 정도로 아끼던 차종이었다. 2층 전시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자동차도 두 대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생전 전국 산업시찰을 다닐 때 타고 다녔다는 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뉴요커’와 그가 피살된 이후 장례식에서 영정 차량으로 사용된 올즈모빌의 ‘델타88로얄’이다. 단순히 그가 타고 다닌 자동차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장면을 잘 설명해주는 유물이라고 생각하면 그에게 비판적인 사람이라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층에는 또 1987년 현대자동차가 만든 포니와 미니트럭 포니픽업은 물론 1956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한 재규어의 ‘D타입’,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운전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포르쉐의 ‘550스파이더’ 등 각종 자동차가 즐비하다. ■키덜트뮤지엄 세계자동차박물관 바로 앞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을 본떠 만든 ‘보문콜로세움’이라는 건물이 있다. 1층에는 40~50대 이상 세대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린이, 학생에게는 30~40년 전 생활상을 알려주는 ‘키덜트뮤지엄’이라는 시설이 있다. 2개 층으로 이뤄진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니 전시된 물품은 정말 많다. 영사기, 전축, 라디오, 카세트플레이어 등 전자기기에서부터 스타워즈, 건담 등 캐릭터 인형, 자개 등 각종 고가구와 집기류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공간이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둘러보면 정말 재미있는 시설이 될 수 있지만 아쉬움이 많다. 제대로 분류, 정리가 안 된 데다 세계자동차박물관과는 달리 스토리가 입혀지지 않은 게 치명적 약점이다. 각종 옛 물품을 그냥 쌓아놓은 느낌이다. 게다가 무더위인데도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약간 덥다. ■바니베어뮤지엄 인터넷에서 2021년 ‘리뉴얼 재개장’했다는 바니베어뮤지엄(박물관)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전국에 산재한 그저 그런 곰 인형 박물관이 아닐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다 댓글 중에서 ‘예상 외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는 내용이 많은 데다 ‘실바니안 패밀리 한국지사 공식 인정, 테디베어와 합작한 시설’이라는 내용을 본 뒤 용기를 내어 자동차 머리를 돌렸다. 미리 결론부터 밝히자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한마디로 토끼, 곰 인형만 가득 쌓아놓은 시설이 아니라 이야기를 입힌 스토리 박물관이다. 한 일본 성인 방문객이 “스고이(대단하네)”라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전혀 과장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입구인 ‘유리 피라미드’를 모방한 것처럼 보이는 ‘미니 유리 피라미드’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입장권을 사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먼저 폴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을 패러디한 ‘타히티의 곰들’을 포함한 다양한 패러디 그림이 붙어 있다. 주인공은 물론 테디 베어다. 박물관 여행은 흥미로운 테디 베어 그림 앞과 높이 5m는 됨직한 초대형 보라색 토끼 앞에서 사진 한 장씩 찍는 것에서 시작한다. 주택가 골목처럼 이어지는 복도에는 테디 베어와 다양한 실바니안 패밀리 동물을 활용한 병원, 유치원, 학교, 시장 등 각종 포토존 공간이 마련돼 역시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테디 베어 마차에서 인증샷을 찍고 지나가면 테디 베어를 이용해 박혁거세의 탄생과 첨성대, 석굴암, 불국사 경주의 역사와 유적지를 소개하는 ‘신라 여행’ 공간이 나온다. 곰 여왕, 곰 승려, 곰 석공, 곰 장군 등 다양한 테디 베어 캐릭터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카메라 셔터나 휴대폰 버튼을 누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만든다. ‘신라 여행’을 끝내면 ‘신비한 해저 여행’이 나온다. 테디 베어와 실바니안 패밀리 동물들을 활용해 해저와 우주, 북극을 묘사한 공간이다.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주황색 등 다양한 조명이 순환하는 가운데 휴식하는 곰 인어공주, 빙벽을 타는 곰 등반가, 유영하는 곰 우주인 등이 관람객의 미소를 자아낸다. 바니베어뮤지엄 탐험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앤디 워홀과 바스키아’에서는 20세기 미국 팝아트의 제왕이라는 앤디 워홀, 그래피티 예술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그림을 차용한 다양한 동물 인형이 전시돼 있다. 여기에 불운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터미네이터’, ‘인크레더블’ 등 각종 영화 장면을 묘사한 인형,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닮은 인형까지 독특한 디자인이 끝없이 이어진다. 바니베어뮤지엄의 마지막 공간은 ‘타임머신 여행’이다. 1억 7000만 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로 간 곰 인형들의 모습을 묘사했다. 잔인한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옆에서 탐험하는 곰, 선량한 초식 공룡 파라사우롤로푸스를 타고 다니는 곰, 하늘을 나는 공룡 케찰코아툴루스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등산하는 곰 등 다양한 장면을 묘사했다. 바니베어뮤지엄은 단순히 실바니안 패밀리와 테디 베어 인형만 나열하거나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만 전시한다면 실망스럽기 그지없을 시설에 스토리를 입혀 놀라운 변신을 일으킨 곳이다. 어린이는 물론 성인도 끝없이 이어지는 각종 인형의 이야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뮤지컬로 만든 ‘칠곡 가시나들’ 일본에도 진출
김재환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한마디로 아주 세다. ‘트루맛쇼’(2011)-‘MB의 추억’(2012)-‘쿼바디스’(2014)-‘자백’(2016)-‘미스 프레지던트’(2017)로 이어진다. ‘칠곡 가시나들’(2019)을 제외하고는 방송 3사, 대통령들, 대형 교회, 간첩 조작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만들며 대한민국 최고 권력 집단들과 맞장을 떠왔다. 김 감독은 “친구들이 ‘인생이 무료하냐?’ 혹은 ‘괴로움을 겪으면 희열을 느끼냐?’와 같은 질문을 한다. 편하게 살 수 있는데, 굳이 힘든 길을 선택하니 이해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진지하고 무거운 사람이 아닌데 스스로도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그래도 그는 “예전에는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자’라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재미있는 게 의미 있는 거다’로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 덕분에 일도 일상도 여전히 재밌다”라면서 씩씩한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칠곡 가시나들'을 만들 때가 원래 그의 모습 같기도 하다. 그는 이 영화를 개봉한 다음 해에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로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이라는 에세이를 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영화와 에세이를 공동 원작으로 한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예술감독도 맡았다. 문해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며 인생의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지난 2월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이 뮤지컬은 지난 4~5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을 비롯해, 오는 11월로 예정된 일본 도쿄 쇼케이스 공연까지 성황리에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트루맛쇼’는 경기도 일산에 식당을 차리고 2년간 영업하면서 협찬비 수천만 원을 내고 SBS와 MBC에 맛집으로 출연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는 달리 보여줄 방법이 없었다고 말한다. 덕분에 ‘VJ특공대’ 와 ‘찾아라 맛있는 TV’ 같은 유해한 방송 프로가 세상에서 사라졌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프랜차이즈 생태계에 불만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인터뷰했던(본보 2011년 6월 3일 자) 김재환 감독을 14년 만에 재회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김 감독이 지상파 방송 3사 맛집 프로그램의 실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을 무렵이었다. 이번에는 대패삼겹살 논란 때문에 만났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1993년에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고 주장해 왔다. 백 대표는 그 뒤 유사 브랜드들이 생겨나자,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1998년에 상표 등록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 감독이 이미 1992년 고향인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을 먹었다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오재나’에 올려 버린 것이다. 이 영상으로 일찍부터 대패삼겹살을 먹어왔던 부산 시민들의 원성이 둑 터진 물처럼 백 대표를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김 감독을 만나 뜨거워진 대패삼겹살 이야기부터 꺼냈다. -‘백종원과 대패삼겹살의 추억’ 영상에 부산 사람들의 댓글이 쏟아지더라. “이 영상에 댓글이 7200개가 달렸는데, 부산 사람이라고 밝힌 분들의 댓글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 1993년 이전에 초량, 부산대, 경성대 앞에서 대패삼겹살을 먹었다는 증언이다. 1993년 백종원이 대패삼겹살을 처음 개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동안 참았던 부산 시민들의 분노가 터져 나온 것이다. 나도 군대 가기 전인 1992년 고향인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을 먹은 기억이 있다. 지금과 똑같은 형태였고, 메뉴 이름도 대패삼겹살이었다. 1990년대 초반에 부산에서 널리 유행하던 대패삼겹살을 자기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니 부산 사람들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트루맛쇼’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영화 개봉을 앞두고 MBC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던 걸로 기억한다. MBC PD 출신이 MBC를 비판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당시 회사 매출의 90% 이상이 지상파 3사에서 나왔다. 개봉 후 방송 일은 다 사라졌고 오랫동안 소송에 시달렸다. MBC에는 여전히 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친정에 칼을 꽂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다이어트가 되었다. 예상했던 괴로움이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너무 재밌는 이야기라 즐겁게 만들었고, 괴로웠지만 재밌었다.” -얼마 전 옛 동료 PD가 김 감독에 대한 일화를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되었다. 김 감독이 자기 휴가와 돈을 써서 몇 주에 걸쳐 참치잡이 어선을 탄 뒤, 그걸 다시 자기 시간을 써서 편집하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영했다는 내용이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행동인데…. “친구 아버지 중에 원양어선을 타는 분이 많았다. 그 집에 가면 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벽에 하나씩 걸려 있었는데 멋져 보였다. 내게도 큰 배를 타고 바다만 보이는 대양을 가로지르겠다는 로망이 있었다. MBC 입사 후 한 원양 선사에 찾아가 원양어선에 태워 달라고 몇 년을 졸랐다. 어느 날 그 회사로부터 마셜군도에 가면 헬기로 배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휴가 내서 일하러 갔지만 행복했다. 추석 특집으로 90분에 걸쳐 방송했고 시청률도 좋았다. 과정과 결과가 즐거웠고, 처음으로 PD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7월부터 백종원 씨 관련 콘텐츠가 ‘스튜디오 오재나’에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귀국길의 백 씨가 공항에 갑자기 나타난 김 감독에게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왜 그러시냐”라고 말하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연히 MBC ‘질문들’에 연돈볼카츠 사태로 출연한 백종원을 보게 됐다. 백 씨는 “나머지 매장 점주들은 신났다. 매출이 더 올랐다. 화제가 되니까 와서 먹어보고 단골이 더 생겼다”라는 말을 했다. 80개가 넘었던 연돈볼카츠 매장 중에서 단기간에 수십 개가 폐업하고 31개만 남았다. 수십 가정에 경제적으로 줄초상이 난 것이다. 그때 트루맛쇼를 찍으며 만났던 수많은 프랜차이즈 피해자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백종원은 그날 방송에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에 널리 알리라고 저에게 버튼을 누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면 좋겠다.” -프랜차이즈 중에는 더본코리아보다 못하고, 더 심한 곳도 있지 않는가. “프랜차이즈 가운데 시가 총액 1위인 기업이 이 수준이면 다른 데는 어떨지 생각해야 한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본사와 점주의 관계는 중세 시대 영주와 농노 같은 곳이 상당수다. 그런데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도록 방치를 해왔다. 우리 인구의 6배가 넘는 미국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3000여개인데, 우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숫자는 미국보다 4배나 많다. 전세 사기는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니 표시가 나는데, 프랜차이즈는 한 명씩 망하니 뉴스에도 안 나온다. 사회적·경제적 살인이 계속되고 있다.” -한류와 K-푸드 열풍이 거센데도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생기지 않는 것도 관계가 있다고 보나.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중국 축구와 같다. 중국 축구 선수들은 국내 리그에서 돈을 엄청나게 버니까 유럽 리그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지 않는다. 중국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축구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프랜차이즈로 손쉽게 돈 벌 수 있으니, 세계에 나가 힘들게 경쟁할 필요가 없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방송에 나와서 가맹점만 모으면 가장 빨리 부를 축적할 수 있는 황금어장이다. 그러니까 세계 경쟁력이 안 생긴다.” -김 감독은 가맹사업법을 잘 개정하면 프랜차이즈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어떤 방향으로 개정이 되어야 하나. “지금은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에 힘의 균형이 너무 차이가 난다. 첫째는 가맹점주의 권리나 협상권을 보장하고, 본사에는 의무를 부과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느 정도 수평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본사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어중이떠중이가 본사를 하면 피해가 크게 확산된다. 미국 프랜차이즈 시장도 1960년대 혼탁하던 시절이 지나고 나서 규제가 생기며 정비됐다. 지금은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띄워서 신규 계약자만 많이 모으면 본사는 빠르게 성장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함부로 시작했다가는 자칫 패가망신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프랜차이즈로 사기 치기 좋은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트루맛쇼’ 때나 유튜브를 운영하는 지금이나 음식이란 소재를 통해 미디어를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미디어의 속성은 증폭으로 방송은 공범이다. 양심적으로 하던 많은 식당들을 몰아내는 역할을 미디어가 하고 있다. ‘김재환이 트루맛쇼 시즌 2를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정확하게 보고 계신 것이다. 대한민국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영업하고 성장했는지를 보면, 다른 회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알 수 있다. 백종원만큼 미디어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사람이 없다.” -현재 가맹사업법 개정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대형 가맹본부가 신규 브랜드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 직영점을 3곳 이상 운영하고 시장 검증을 마쳐야 한다는 이른바 ‘백종원 방지법’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나는 그것도 약하다고 생각한다. 가맹점이 100개 있으면 5개는 직영을 해야 하는 ‘5%룰’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실력 있는 젊은이들이 도전할 공간이 생긴다. 지금은 시장이 혼탁해서 양심적으로 해도 구분도 쉽지 않고 주목 받기도 힘들다.”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이대로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브랜드 숫자는 늘어나고, 퇴직금을 털어 넣은 더 많은 가정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협회는 힘이 세기에 가맹사업법이 어떤 식으로 개정되는지도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설사 하더라도, 프랜차이즈의 속성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김 감독은 “가짜가 판치는 트루맛쇼 세상에서 속지 마시고 잘 헤쳐나가시길 빈다”라고 당부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얌체 현대건설 부산에서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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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초광역경제권 '초석'… 노포역 개발·정관선도 파란불
민주당에 보내는 홍순헌의 고언 “실력으로 부산 민심 얻어라”
배선 묶인 멀티탭 12분 만에 불꽃 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