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페이스북 메시지
제헌절 맞아 개헌 목소리
이 대통령 '지방 분권 확대'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7주년 제헌절을 맞은 17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개헌’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헌법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자치 분권 확대’를 언급하며 지방분권형 개헌 필요성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국민중심 개헌’의 대장정에 힘 있게 나서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우리 헌법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며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직접 개헌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자치 분권 확대,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국민 기본권 강화, 권력기관 개혁까지 (포함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헌법의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그 방안으로 ‘분권’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한 바 있다. 현재 국정기획위원회와 지방시대위원회가 구상 중인 ‘5극 3특’ 전략도 지방 분권을 핵심으로 한다. 국정위가 이재명 정부의 지방 분권 강화와 지역균형발전 과제를 수립하고 있는 만큼, 지방 분권을 위한 개헌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77년 전 오늘, 국민의 뜻으로 만들어진 우리 헌법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의 대원칙을 당당히 천명했고, 대한 국민은 숱한 역경을 이겨내며 헌법정신을 현실에서 구현, ‘K 성공 신화’라는 놀라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고 적었다. 이어 “초유의 국가적 위기였던 12·3 내란조차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롭고 질서 있게 극복해냈다”며 “전 세계가 감탄한 우리의 회복력 역시 국민이 지켜낸 헌법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나침반이 될 새 헌법은 아픈 역사를 품고 정의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선언이어야 한다”며 “국민 모두의 꿈과 염원이 담긴, 살아 움직이는 약속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개헌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 뜻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대통령으로서 함께 노력하겠다. 그것이야말로 주권자인 국민의 의지가 국정 전반에 일상적으로 반영되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향하는 길이라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의장도 개헌 의지를 내비쳤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기념식에서 “올 하반기에는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