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가까이 식중독인데… 공식 확인 전까지 영업 무방?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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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분식집서 발병
현재 환자 192명, 입원 86명
3일간 문 닫았다 다시 영업
식중독균 결론 2~3주 소요
현행법상 즉각 영업중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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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한 분식점을 이용한 고객에게 대거 식중독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 보건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식당은 3일간 영업을 중단한 뒤 다시 문을 열었는데, 관할 구청은 검체 분석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에 나설 계획이다.

27일 부산시와 연제구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연제구 A 분식점에서 김밥 등을 섭취하고 복통, 설사, 구토와 같은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이들은 27일 기준 누적 192명에 달한다. 이 중 입원 치료를 받은 이들은 86명이며, 현재도 31명이 입원 중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처음으로 식중독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보건당국은 첫 신고 접수 당일 분식점을 방문해 식재료와 조리 기구 등에서 검체를 채취했고, 20~21일 유증상자들에 대한 인체 검체 또한 확보해 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체 분석을 의뢰했다. 현재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분석까지 1주 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에서는 이곳 식당에서 김밥 등 음식을 섭취한 당일 밤부터 식중독 증세를 겪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19일 해당 분식점에서 김밥 등 음식을 먹었다고 밝힌 B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19일 밤에 울면서 응급실로 갔더니 염증 수치가 너무 높아 입원했다”며 “설사를 하루에 13~14번 하고, 구토도 많이 하면 30번까지 한다”고 전했다. B 씨는 병원에서 채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20일 검체 채취 등을 위해 분식점에 방문했을 때, 육안상 식재료 관리에 미흡한 점 등이 발견됐다. 식재료 관리 미흡과 이번 집단 식중독 사이의 구체적인 연관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시는 우선 시정하라고 식당에 요구했다. 또 유증상자가 많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3일간 영업 중단을 권고했다. 해당 식당은 식재료를 폐기한 후 다시 구입하는 방식으로 시정 조치를 이행하고, 방역과 소독 등을 실시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확한 식중독 발생 원인은 검체 분석 결과에 따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식당은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문을 닫았다가, 23일부터 다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지난 21일 잠시 영업을 재개하기도 했으나, 라면 1개만 판매한 뒤 다시 문을 닫았다는 게 관할 구청의 설명이다.

식중독 의심 환자가 200명 가까이 발생했지만, 관련법에 따라 검체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영업 중단을 강제할 수 없다. 검체 분석에는 통상 2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원인을 모른 채 방역·소독 등 조치만 한 상태로 영업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기간 영업 여부는 업주의 재량에 달려 있다.

관할 구청은 검체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검토할 계획이다. 연제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보건환경연구원의 최종 검체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토대로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단순히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고 해서 바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고, 역학적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해 현재로선 최종 결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A 분식점 점주는 "식중독 의심 신고 당일 오후 영업을 중단하고 매장을 전면 소독한 뒤 식재료를 모두 폐기했다"며 "이튿날 보건소 권고에 따라 잠복기 우려 등이 있어 라면 한 그릇만 판매하고 다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식중독 집단 발생은 날씨가 더워 식재료의 변질이 쉬운 여름철 주로 집중되나, 다소 더위가 누그러드는 10월에도 전국적으로 10~20건 가량 발생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김밥 재료로 사용되는 계란은 살모넬라균이 검출되기 쉬워 특히 유의해야 한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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