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산서 ‘우클릭’ 호국 유세…산은 이전 대해선 “표 때문에 사기 안 쳐”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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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정 유엔기념공원 참배
방명록엔 ‘자유·평화’ 언급

해수부 외에 HMM 이전 첫 거론
처음으로 산은 이전 언급하기도
박형준 빈손 회동 논란 69일 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4일 부산 서면을 방문해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4일 부산 서면을 방문해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부산을 찾았다. 보수 표심을 의식한 듯 부산에 이어 경남 통영, 거제 등을 연달아 찾는 일정에 대해 ‘국난 극복 이순신 호국 벨트’ 유세라고 규정하며 틈새 안보 행보를 펼쳤다.

특히 지난 3월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면담에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침묵해 논란이 된 점을 의식한 듯 해양수산부 이전을 비롯한 지역 공약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첫 일정으로 6.25 전쟁으로 희생된 UN(국제연합)군 장병들이 영면해 있는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했다. 2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압승을 노리며 연일 지지층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안보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참배 후 방명록에 ‘자유와 평화를 위한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고 적었는데 이러한 메시지에도 그의 우회전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 조승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의 부산을 비롯, 경남, 전남 등을 방문하는 이번 일정에 대해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서 국난극복의 의지를 되새기고 동남권·호남권의 발전과 통합을 이루겠다는 후보의 강한 포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산진구 서면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도 보수 표심 확보를 위한 이 후보의 발언은 계속됐다. 마이크를 잡은 이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언급, “이 곳 부산은 민주주의의 성지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했던 민주 투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면서 “그런데 국민의힘은 민주 정당이 맞나. 이제 그 당도 변하든지 퇴출되든지 (시민들이)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다 박 시장과의 ‘빈손 회동’ 후 69일 만의 부산 방문인 만큼 마이크를 잡고 지역 공약을 다양하게 거론하기도 했다. 해수부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해양도시 부산 특화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흔들렸던 민심 회복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간 침묵해왔던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입장을 처음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주변에서 이 얘기 절대 하지 마라고 했는데, 부산은 산업은행 이전 때문에 속 많이 끓이고 있지 않나”라며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한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그동안 밝혀 온 해운 물류 대기업 이전이라는 추상적인 공약 대신 HMM을 직접 거론, “북극항로 개척의 핵심이 HMM인데,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맞춰 이 후보는 전국 해운노조협의회와 해양수도 부산 이전 깜짝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저는 불가능한 약속을 하지 않는다. 약속했다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불가능하다는걸 알면서도 표를 얻기 위해 사기를 치지는 않는다”며 “그게 이재명 강점이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 일정을 마치고 경남으로 향하는 도중 버스 안에서는 유튜브 라이를 통해 북극항로를 주제로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인 김태유 교수와 대담을 나눴다.

한편, 부산 일정을 마친 이 후보는 오후엔 경남 창원과 통영, 거제를 순서대로 방문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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