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북새통, 상품권 불티… 홈플러스 대체 무슨 일?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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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홈플러스 가 보니

할인 행사 인파, 매대 활기
당근 앱 상품권 구매도 분주
‘불안보다는 실속’ 기현상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 매장이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의 모습. 연합뉴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 매장이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고객들이 몰렸어요. 현금통에 준비해 둔 1만 원권이 모자라서 5000원권으로 대체해서 나갈 정도였으니까요.”

11일 찾은 부산 연제구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평일 오전 시간에도 고객들이 몰려 북적였다.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분위기와 다르게 매장 분위기는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었다. 고객들은 대규모 할인 행사인 ‘홈플런’에서 득템을 하려고 더 몰리고 있었다.

일부 제조사의 납품 중단 소식도 전해졌지만 가공품 매대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다만 라면, 유제품 등 일부 매대는 비어 있었지만 이 역시 행사 때문에 일시 품절된 경우였다. 홈플러스 한 직원은 “납품 중단이 원인이 아니라 1+1 행사 판매로 잘나간 것”이라며 “대규모 행사라 물건을 미리 많이 받아놔서 곧 채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던 주부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장보기가 겁나는데, 이렇게 할인 제품이 많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갑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상품권을 소지한 소비자의 발길도 이어졌다. 계산대에서 상품권으로 결제한 50대는 “불안한 마음에 가지고 있던 상품권을 서둘러 쓰기 위해 왔다”며 “상품권 증정 행사 때 받았던 5000원권 상품권들도 싹 모아 왔다”고 말했다.

권면 금액의 60%를 쓰면 나머지 40% 잔액은 현금으로 돌려주는 규정 때문에 계산대에서는 현금 부족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 매장에서도 1만 원권이 부족해 5000원권을 내주는 경우도 생겼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홈플런 행사의 매출이 상당히 높게 나왔는데, 이번에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오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이 인기를 얻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 앱에는 ‘홈플러스 상품권 삽니다’는 내용의 게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회생 절차 개시 소식에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처가 막히는 등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때 상품권 판매 글이 올라오기도 했으나 할인해서 상품권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고물가 시대에 싸게 생필품을 살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되팔이족’들은 상품권 사재기에도 나섰다. 85~90% 할인가로 상품권을 사서 홈플러스 내 가전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후 중고마켓에 내다 팔아 차익을 챙기는 식이다. 일부 상품권 거래소에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다만, 가전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한 가전제품 판매장은 손님 발길이 끊겨 침울한 분위기였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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