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월 거래 3000건 돌파… 부산 부동산 ‘꿈틀’
올 7월 매매거래량 3159건
33개월 만에 3000건 넘어
상급지 중심 집값도 반등세
하락 마감 상승기 전환 기대
부산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2021년 10월 이후 33개월 만에 3000건을 돌파하며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부동산 시장이 길었던 하락기를 마감하고 상승기로 전환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부산에서는 모두 2711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547건)에 비해 200건 가까이 늘었고, 2년 전의 1271건에 비하면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부산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159건으로 2021년 10월 이후 33개월 만에 3000건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3000건의 거래량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2018년 5월부터 아파트 매매량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부산 지역 거래량이 2500건 이하면 가격 하락세, 3000건 이상이면 상승세로 나타났다”며 “8월의 경우 거래량이 다소 꺾였지만 이는 스트레스 DSR 도입 이후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매매가 일시적으로 소폭 줄어든 것이라 대세 상승의 신호가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의 집값은 평균적으로는 여전히 하락세이나 입지가 우수한 상급지를 중심으로 반등하는 추세가 나타난다. 특히 수영구의 경우 지난 7월 셋째 주(0.13%)부터 상승세로 전환한 뒤 12주 연속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다. 8월 말부터는 매주 0.14~0.16%의 상대적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10월 첫째 주 역시 0.04% 매매가가 상승했다.
해운대구 마린시티 등 전통적인 상급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12일 해운대구 우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204㎡(90평) 101동 74층이 38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에 102동 67층이 36억 5000만 원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진 후 신고가다. 8월 5일에도 해운대아이파크 전용 127㎡(56평) 56층이 26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집값의 선행지표인 전셋값도 최근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 부산의 전세가격은 10월 첫째 주 기준 0.02% 상승하는 등 10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영래 대표는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아파트 매매가격도 어느 순간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하게 된다”며 “지금은 아파트값이 하락기에서 상승기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일부 인기 단지에서는 전고점을 따라잡는 수준의 매매거래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장’ 때 모습과 유사한 형태로 부산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거 선호도에 따라 양극화 양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