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7000명 직고용 첫발… ‘진통’ 계속
하청 직원 90명 채용 마무리
금속노조 정규직 신청 거부
하청·정규직 노조 모두 반발
대법원이 포스코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지난달 16일 대법원 앞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가 사내 하청 직원 9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7000명 직고용 작업에 첫발을 뗐다. 다만 노동계가 직고용 방식과 절차 등에 반발하면서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이 고발당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6일 사내하청 업체인 포트엘 직원 90명을 채용하는 직고용 절차를 마무리했다. 포트엘은 광양제철소 원료 하역을 담당하는 사내하청 업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8일 2011년부터 이어져 온 하청 직원들과의 불법파견 소송 문제를 해소하고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업과 직접 연관된 하청 직원 7000명을 직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불법 파견 소송 결과로 법적으로 포스코 직원임을 인정받은 하청 직원들을 제외하고, 포스코가 직접 채용 공고를 통해 직고용을 추진한 첫 업체가 포트엘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24일 ‘포스코 조업시너지(S) 직군 특별채용 공고’를 내고 채용 사실을 알렸으며, 그간 서류 접수와 건강검진 등 채용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번에 채용된 직원들은 제철소 내 생산 업무를 보조·지원하는 직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포스코의 직고용 계획은 당사자인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추진력을 잃고 있다.
먼저 포스코 하청 노동조합들은 회사가 직고용 전환자들을 기존 정규직 직군과 다른 별도의 ‘S직군’으로 채용하는 것을 두고 ‘또 다른 차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S직군은 기존 생산 부문 정규직 E직군 대비 70%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직군과 업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을 달리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의 이런 직고용 조치에 하청 노동자들은 채용 절차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번 포트엘 직고용 과정에서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채용 대상임에도 서류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포스코 사내하청 노조가 직고용 관련 특별교섭을 하자고 요청했지만 사측이 이에 불응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하청 노조는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 등 경영진이 불법 파견을 자행해왔다며 파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다른 하청업체에서도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며 채용 절차에 응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대로 절차를 강행해도 ‘절반의 직고용’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도 다른 하청업체들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사 정규직 직원들도 회사의 직고용 계획이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인 ‘포스코노동조합’은 직고용 문제와 관련해 경영진의 사과와 기존 직원에 대한 보상안 마련 등을 회사 측에 요구했고, 회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현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조정이 불발되면 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 권한을 획득하게 된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