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피했다…‘적자사업부 보상’ 양보한 대승적 결단(종합2보)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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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총파업 유보 결정
노조, 27일까지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사측 “상생 노사문화 만들것”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사업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사업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불과 1시간여 남기고 극적으로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협상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성과급 재원의 배분 방식과 관련해 사측이 ‘적자 사업부 보상’을 1년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파국을 피했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과 고객사 신뢰 훼손 그리고 국가 경제 위기까지 우려됐던 만큼 삼성전자가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후 10시 30분경 수원의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21일로 예정된 파업을 1시간여 앞두고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측이 상당 부분 노조를 배려한 것이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 “사측에서 1년간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을 유예하기로 해서 합의를 도출해냈다"고 설명했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OPI(초과이익성과급) 1.5%와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쳐 총 12% 수준의 성과급 지급안에 합의했다. 특히 특별경영성과급은 단순 일회성 보상이 아니라 별도 제도로 설계했다. 지급 기준과 방식도 변화가 있다. 노사가 공동으로 사업성과 기준을 정하기로 했고, 기존 성과급 금액 상한도 없앴다. 지급 방식은 세후 전액 자사주 지급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는 향후 10년간 운영된다.

성과급 총액 가운데 60%는 DS부문 내 흑자사업부에 배분하고, 40%는 DS 전체 구성원에게 나누기로 했다. 적자사업부에 대한 배분 방식은 1년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는 10년 유효기간을 두기로 했다. 다만 최소 영업이익을 달성해야 지급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노사가 잠정합의안에 서명함에 따라 21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은 유보됐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쟁지침 3호’를 내리고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예정된 총파업을 추후 별도 지침 시까지 유보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전 조합원은 22일 14시부터 27일 10시까지 진행되는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신 임직원들 덕"이라며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승호 노조위원장이 역시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삼성전자 노사관계 안정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협상을 주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깊이 감사한다”며 “무엇보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가슴 졸이고 지켜보고 계셨을 국민들 덕분”이라고 했다.

한편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 갈등도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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