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고서 정반대 증언 제기…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 반전 맞나
경찰, 과거 범행 도구 판매처 진술 확보 주장
실제 점주 “공업용 커터 칼 판매한 기억 없어”
정면 배치되는 법정 증언에 경찰 수사 도마에
경찰이 작성한 2009년 경남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 보고서 일부. 범인으로 지목된 보조로브 아크말 씨가 범행 도구를 구매한 소매점이라고 작성됐지만, 당시 소매점에서 공업용 커터 칼을 판매하지 않았다는 주인의 법정 증언과 배치된다. 박준영 변호사 제공
2009년 경남 창원시 택시 기사 살인 사건(부산일보 4월 15일 자 9면 보도) 수사 당시 경찰이 사실상 거짓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창원지방법원 형사2부(김성환 부장판사, 홍진국·고유정 판사) 심리로 강도살인 등 혐의로 복역 중인 보조로브 아크말(37·우즈베키스탄) 씨 재심 청구 사건 네 번째 심문기일이 열렸다.
이날 피고인 측 증인으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창원시 명서동 주택가에서 소매점을 운영한 A 씨가 출석했다. 이날 A 씨는 “주로 담배·과자·술·라면 정도를 팔았고, 공업용 커터 칼은 판매한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다.
2009년 3월 25일, 경남 창원시 명서동 주택가에 주차된 택시에서 50대 기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택시 기사는 목이 졸리고 수차례 흉기에 찔린 상태였다. 아크말 씨는 그해 7월 다른 택시 강도 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혀 조사받다가 3월 택시 기사 강도살인 사건 범행을 자백해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흉기로 공업용 커터 칼을 지목했다. 실제로 소매점 주인이었던 A 씨에게서 ‘공업용 커터 칼을 판매하고 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손님에게 판매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고서에 썼다.
그러나 16일 법정에 출석한 A 씨는 “당시 경찰이 방문해 질문한 사실도 없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 직권으로 증인 채택된 A 씨 딸 B 씨도 “어머니에게 경찰이 들렀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전에는 A 씨 소매점 운영을 도왔던 그도 “공업용 커터 칼은 판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마찬가지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사건 담당 경찰관 C 씨는 “(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경찰 보고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반전 증언이 나온 만큼, 재판부 재심 개시 여부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