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상최대 비축유 방출에도 5%↑…브렌트 92달러
맥쿼리, 비축유 걸프 물동량 16일치 불과
시장, 공급위기 해소에 회의적
걸프해역 피격 선박 14척으로 증가
이란 "유가 200불 각오하라" 위협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중 호르무즈 해협에서 교통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오만 시나스에서 LPG 가스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국제 유가를 낮추는 데 실패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1.98달러로 전장보다 4.8%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 역시 배럴당 87.25달러로 전장보다 4.6% 상승했다.
주요국이 비상 비축유를 사상 최대 규모로 시장에 풀기로 약속했지만, 이란 전쟁 지속에 따른 글로벌 원유 부족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IEA는 이날 32개 회원국이 비상 비축유 총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출 규모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총 1억 8270만 배럴 방출 규모와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유가는 비축유 방출 발표가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맥쿼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IEA의 제안 규모가 전 세계 하루 생산량을 기준으로 약 4일 치, 걸프해역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을 기준으로 약 16일 치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맥쿼리는 보고서에서 비축유 방출 결정에 대해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면, 실제로도 그렇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아르네 시엘드로프 분석가는 로이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라고 해도 시장은 현재 위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보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3척이 이란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란 전쟁 발발 후 이 해협 일대에서 피격된 선박은 최소 14척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이날 "석유와 에너지 가격을 인공호흡기로 낮추진 못한다"며 "유가는 당신들이 불안케 한 역내 안보에 달린 것인 만큼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기뢰부설함들을 대부분 제거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운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대해선 "시장은 잘 버티고 있다. 약간의 타격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아마도 생각보다 덜했다"며 "그리고 꽤 짧은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매우 크게 떨어지고 있다. 석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시설 가동 중단도 확대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아부다비석유회사(ADNOC)의 핵심 시설인 정유·석유화학 복합단지 루와이스 산업단지는 전날 드론 공격으로 정제시설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