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해경전철 삼계동 임시승강장 건립 사실상 ‘무산’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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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설계 결과 사업비 2배 ‘껑충’
100억 원 들여도 30분마다 정차
연간 운영비 13억 원 투입 예상
김해시, 순환버스 확충 대안 검토

경남 김해시가 내년 운행을 목표로 추진해 온 부산김해경전철 삼계동 임시승강장 건립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가 내년 운행을 목표로 추진해 온 부산김해경전철 삼계동 임시승강장 건립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해시 제공

부산김해경전철 삼계동 임시승강장 신설 사업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

경남 김해시가 시비를 전액 투입해 추진해 온 이 사업(부산일보 2025년 2월 26일 자 11면 보도)은 실시설계 결과 사업비가 크게 불어났다. 순환버스 도입 등 대체 교통수단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의회와 운영사 모두 재검토 분위기로 돌아섰다.

2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완료된 실시설계 용역 결과 삼계동 임시승강장 신설에 필요한 총사업비는 당초 예상치인 50억~60억 원을 크게 웃도는 100억 원대로 추산됐다. 임시승강장 건축비와 신호 체계 개량비, 기관사 투입을 위한 인건비 등이 반영되면서다.

운영 효율성 문제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임시승강장 운영을 위해 매년 투입해야 하는 시비는 약 13억 원인데, 이는 정식 역사 운영비 19억 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배차 간격은 30분에 1대에 불과해 혈세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중교통 기반 확충이라는 애초 사업 명분도 무색해졌다. 당시 건설고 학생들이 예상 수요에 포함됐으나 최근 김해시가 청소년 요금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수요는 더욱 급감할 전망이다.

특히 임시승강장 위치가 안전 문제로 삼계서희스타힐스 공동주택 단지 앞으로 확정되면서 인근 푸르지오 등 대단지 주민들의 접근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아파트 정문에서 500m 이상 걸어야 해 경전철보다 단지 바로 앞을 지나는 순환버스가 더 경쟁력을 갖게 된 셈이다.

김해시의회 관계자는 “100억 원을 들여 특정 아파트 주민들만 이용하는 역을 만드는 게 타당하냐는 비판이 거세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사업 초기 도시철도 전문가들은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 중인 경전철에 특정 구간만 기관사가 탑승하는 반자동 방식을 도입하면 신호 시스템 재구축 비용과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시는 경전철 김해지역 종점이 있는 삼계동 인근에 6000여 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가 들어설 무렵 새 역사 신설 카드를 처음 꺼내 들었다. 2017년과 2022년 각각 한국종합기술과 현대로템을 통해 신설역사 타당성 조사·시스템 분야 안전성 검토 등 2차례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기준치인 1을 충족시키지 못해 사업 타당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산하 KDI 한국개발연구원에 적격성 재조사를 신청했으나 2023년 1월 조사 결과도 사업 타당성 B/C값이 0.42로 나왔다. 사업비는 424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에 김해시는 임시승강장 신설을 ‘플랜 B’로 내세웠다. 경제성이 부족해 답보상태에 빠진 기존 정규역사를 대신해 임시승강장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김해시가 삼계동 임시승강장을 신설하기로 하고 그 위치를 확정했다고 발표하며 속도전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착공, 내년 운영을 공언한 지 1년여 만에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현재 김해시와 부산김해경전철, 시의회는 사업 추진을 잠정 중단하고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0분 간격인 기존 경전철과의 연계성 부족과 매년 발생하는 적자 보전금이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대안으로 순환버스 확충 등이 거론된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측은 “실시설계 과정에서 인건비와 유지비 등 현실적인 제약이 예상보다 컸다”며 “시민들의 실제 이용 편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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