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발 관세전쟁 2라운드 국익 위한 신중한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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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 위법 판결 뒤 대체 수단 총동원
다양한 시나리오 맞춤형 방안 준비하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루트닉 상무부 장관과 함께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루트닉 상무부 장관과 함께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세계 무역질서에 큰 충격을 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무효화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판결 직후 15%의 ‘글로벌 관세’를 새롭게 부과하면서 지구촌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행정명령 등 대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 2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또 다른 불확실성을 낳으면서 전 세계 국가들은 현재 이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도 3500억 달러 규모 기존 대미투자 합의 이행 여부 등을 둘러싼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판결에서 대법관 6 대 3으로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보수 성향 6명의 대법관 가운데 3명이 반 트럼프 판결에 동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입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만회하려는 듯 플랜B를 적극 가동하고 있다. 글로벌 관세에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도 활용, 조만간 적법한 새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정치적 명운이 걸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입장이라 관세 부과 폭이 기존보다 더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우리로서는 경제 핵심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조선 등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근거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엔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부산, 울산, 경남은 자동차와 조선 산업 밀집 지역이다. 원청은 물론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연쇄적으로 관세 인상 피해를 입을 경우 지역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그만큼 새 관세 구조가 어떻게 짜이는가는 국가와 지역의 명운을 좌우하는 너무나도 중차대한 문제다. 정부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품목별 맞춤형 대응 방안을 철저하게 준비하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스타일은 이제 뉴노멀이 됐다. 이번에도 중간선거를 앞둔 그가 어떤 돌발적이면서도 충격적인 ‘위법 우회 카드’를 내놓을지조차 예상하기 어렵다. 되레 리스크만 더 커진 국면이다. 각 국가들이 관세 환급 등을 미국에 선제적으로 주문하지 않고 신중 모드에 돌입한 것도 이런 이유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일단 정부가 기존 관세 합의와 관련한 대미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한 것은 무척 다행스럽다. 무엇보다 보복 본보기 국가로 낙인찍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최대한 현명하게 이번 파고를 헤쳐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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